인천시, 문학경기장 ‘우레탄 트랙’ 강행… 육상계 ‘부글부글’

관리 쉽고 내구성↑… 비용절감 내세워
유행성 시비에도 예정대로 공사 추진
주경기장 8레인·보조경기장 8레인 교체
現 시트형 트랙 ‘들뜸’… 관리부실 지적

인천시가 유해물질 발생 우려와 지역 육상계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천문학경기장 육상트랙(본보 5월 30일자 1면)의 우레탄 시공을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시는 인천문학경기장 육상트랙 교체사업에 대한 업체 입찰을 7월 초·중순께 진행하고, 업체가 선정되면 공사에 들어간다.

공사는 총 20억3천만원(국비 7억원·시비 13억3천만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문학경기장 주경기장 1만 107㎡ 트랙 8레인과 보조경기장 8천711㎡ 트랙 8레인 육상트랙 교체사업이다.

문제는 우레탄이 유해성 물질이 나올 우려가 있고 세계 육상경기장 추세에 역행한다는 지적에도, 시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지역 육상계 관계자는 “요즘은 흥행의 성패가 달린 단거리 기록 단축을 위해 탄성이 높은 시트형이 대세인 걸로 알고 있다”며 “우레탄과 시트형은 운동화 스파이크도 달라 적응력도 떨어지고, 기준치 이하라지만 유해물질 논란이 있는 우레탄을 굳이 왜 쓰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천문학경기장은 1종 경기장으로 세계육상대회 유치가 가능한 소중한 자산”이라며 “경기장의 본 목적보다 행사에 초점이 가 있는 것 같아, 땀 흘리고 연습하는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는 우레탄이 관리가 쉽고 내구성이 높아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육상트랙에 설치된 시트형이 설치 후 들뜸 현상이 나타나는 등 내공연수가 짧아 이번에는 내구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트랙 재질의 문제보다는 시의 관리 소홀히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앞서 지난해 6월께 문학경기장 주경기장 시트형 육상트랙에 들뜸 현상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원인으로 문학경기장에서 열리는 잦은 행사에 1톤 이상의 중대형 차량이 진출입해 무리한 하중이 트랙에 가해져 들뜸 현상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원칙적으로 종합운동장 육상트랙에는 차량 진입이 금지돼 있다. 만약 차량이 출입할 때는 차량 하중에 맞춰 바닥을 보호하기 위한 시트를 설치해야 한다.

사실상 시가 경기장 관리에 소홀했다는 것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시 관계자는 “최근 10년간 문학경기장에서 국제대회가 열린 적이 없고, 개최하더라도 세계적인 선수들이 우레탄 트랙을 보이콧할 경우 초대하지 않으면 그만”이라며 “KS인증 받은 제품은 무해하다고 확인했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했다”고 일축했다.

이민수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