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돗물’ 이어 이번엔 ‘검은가루 수돗물’… 불안 증폭

가정지구 일대 가정집서 피해 사례 속출
새필터로 교체하고 20분만에 검게 변해
“인천시 피해상황 확인 원인조사 나서야”
지역 주민들 ‘국민신문고’에 답답함 호소

인천 서구 가정지구 주민들이 새 필터를 교체한 후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검붉게 변하거나 검은색 가루가 관찰되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사진=독자제공
인천 서구 가정지구 주민들이 새 필터를 교체한 후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검붉게 변하거나 검은색 가루가 관찰되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사진=독자제공

‘붉은 수돗물’ 사태가 2주째 지속하면서 피해사례가 속출한 검단과 검암, 영종 외 지역에서도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12일 가정지구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가정동과 신현동 등 가정지구 일대에서 필터가 변색하거나 수돗물에 검은색 가루가 섞여 나오는 피해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가정지구 주민 A씨는 “필터를 교체하고 20분만에 필터가 검게 변했다”고 호소했고, B씨 역시 “싱크대와 욕실에 필터를 설치한 후 1시간만에 필터색이 검붉게 변했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검은색 가루가 관찰되기도 했다.

새 필터를 끼운 후 1시간동안 물을 흘려 보내자 필터에 검은색 가루들이 다량으로 묻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주민들은 검단이나 영종 등에 비해 가정지구의 피해가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며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가정지구 내 아파트에서도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인천시가 가정지구에 대한 피해상황 확인과 조사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또 “주택이나 빌라 등에 대한 피해가 제대로 파악되고 있지 않은 만큼 각 동 통·반장 등을 동원해 피해상황이 파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단민원을 주도하고 있는 김성국 루원총연합회장은 “가정지구도 피해를 보고 있는데 관계기관은 피해지역이 아니라고 안내해 주민 불안만 커지고 있다”며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범위를 확대해 보다 넓은 지역의 주민 피해상황과 조사, 보상 등이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와 시 모두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피해 지역을 특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검단과 검암이 주로 민원이 나오는 지역이긴 하지만, 다른 지역도 민원이 접수되면 기록해서 정리하고 있다”며 “현시점에서는 특정 지역이 피해지역에 포함된다 아니다를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했다.

이어 “검은색 가루에 대해서는 시에서 정밀조사를 의뢰해 놓은 상태고, 망간으로 추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아직은 성분이나 원인을 명확히 이야기하긴 어렵다”고 했다.

시관계자 역시 “피해지역인지 아닌지, 보상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은 모두 합동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 정확하게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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