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고장 ‘애물단지’… 송도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원성

주민들 음식물쓰레기 별도 처리 소식에
“이러다 생활쓰레기용 전락” 불만 고조
당초 1개 관로 통해 모두 처리 ‘자충수’
탁상행정이 부른 ‘쓰레기 대란’ 목소리

13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동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한 시민이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조주현기자
13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동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한 시민이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조주현기자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을 편의성을 위해 시설비용까지 내고 사용하고 있는데, 기능을 축소하면 누가 책임질겁니까.”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모씨(37)는 다른 지역 아파트들이 생활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를 모두 처리하던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에서 음식물을 따로 처리한다는 소식을 들어 불안하다.

최근 불거진 송도지역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이 잦은 고장으로 제 구실을 못해 음식물쓰레기를 절반도 회수하지 못하는 등 문제가 드러나고 있어서다.

이모씨는 “다른 지역에서 생활쓰레기만 취급하는 걸 보니 여기도 그렇게 될까 걱정이다”며 “결국 제대로 검토도 안 하고 시설만 도입해 피해는 오로지 주민들만 입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최근 잦은 고장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인천 송도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연수구가 공무원·주민·전문가 등으로 민·관 협의회를 구성해 해결책 찾기에 나섰지만, 최근 지역 내 같은 시설을 사용하는 곳이 생활쓰레기만 취급하고 있어 기능이 축소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생활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를 1개의 관로로 처리하는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은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아 이 같은 상황은 예견된 일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 전문가는 “외국과 달리 한국은 음식물을 모아서 버리고 국물도 많아 이미 부패한 상태로 버리므로, 집하시설의 압력이 가해지면 봉투가 터질 수 밖에 없다”며 “나트륨 함량도 높아 터진 음식물이 관로에 쌓이면 부식도 빠르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4일 연수구가 공개한 ‘송도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기술·악취진단 용역결과’를 보면 이 시설의 음식물쓰레기 회수율이 26~43%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음식물쓰레기는 이 시설을 통하지 말고 별도 방법(문전·차량수거)으로 수거할 것을 권고했다.

시설을 도입한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송도 6·8공구를 개발할 때 기존 쓰레기 집하시설에 문제가 많아 내부적으로 집하시설 설치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있었다”며 “주변 지역과의 형평성을 위해 생활쓰레기만 처리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수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음식물쓰레기는 처리하지 않는 게 맞다고 본다”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이번 협의회를 통해 찾아보겠다”고 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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