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말년 지옥같은 나날… 구출의 손길 시급

학대피해노인 재학대 방지… 지역사회 솔루션 구축 토론회

인천의 노인 학대 피해자 대부분이 자신이 입은 피해를 학대로 인식하지 못해 생명이 위협받을 때까지 도움을 못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천시 노인보호전문기관은 13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학대피해노인의 재 학대방지를 위한 지역사회 솔루션 구축 토론회’를 열었다.

이 날 토론회에서 조현순 경인여자대학교 보건의료관리과 교수는 가정 내 노인학대 피해자를 발굴하기 위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학대를 받고 있음에도 이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노인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조 교수는 “인천 노인보호기관에 입소한 피해자 면담 결과 가정 내 학대를 문제로 인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개인의 무능력, 감당해야 할 책임 등으로 받아들였다”며 “경찰 등도 노인학대를 사적인 문제로 받아들여 단순종결하는 등 실질적인 노인학대 사례로 분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반복적인 학대에도 자신의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 직전까지는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는 문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가정 내 노인학대 피해자를 발굴하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조 교수는 “노인 학대 피해자는 오래전부터 가정 폭력을 당한 경우가 많기에 가정폭력 노출 경험이 있는 대상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경찰이 훈방 조치했음에도 반복적으로 신고가 접수된다면 해당 노인 보호 기관에서 맞춤형 상담을 받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조 교수는 노인 보호기관 퇴소 후 재입소하는 비율을 낮추기 위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보호기관에서 생활 후 다시 가족으로 복귀할 때 복지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다시 재입소하는 결과가 있다”며 “이에 피해자가 가족으로 복귀할 때 학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날 토론회는 오는 15일 제3회 노인학대예방의 날을 기념해 지역사회 내 노인에 대한 인권의식 향상 및 노인 인권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학대피해노인 보호기금을 마련하고자 마련됐다. 토론회에는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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