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문학산·계양산·청량산 등산로는 쓰레기로 ‘몸살’

▲ 인천 문학산·계양산·청량산 등산로는 쓰레기로 ‘몸살’

“자기 집 앞마당이라면 저러겠어요. 아이들 보기 창피합니다.”

23일 주말을 맞아 두 아이와 함께 문학산을 찾은 김태균씨(38·학익동)는 어른들이 등산로 곳곳 버리고 간 쓰레기 앞에서 아이들 보기가 민망했다.

김씨는 “아침부터 등산로 입구에서 막걸리를 나눠마시고는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등산객들은 아이들이나 주변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 KakaoTalk_20190623_182725333
▲ 인천 문학산·계양산·청량산 등산로는 쓰레기로 ‘몸살’

 

이날 문학산 입구에는 막걸리병과 먹고 남은 안주 쓰레기까지 비닐봉투에 대충 담긴 채 버려져 있었다.

김씨는 “오랜만에 아이들과의 추억을 만들고 싶어 온 등산인데, 오히려 어른들의 창피한 모습만 보여준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문학산과 계양산, 청량산 등 인천지역 대표 등산로가 일부 등산객이 버린 쓰레기에 몸살을 앓고 있다.

같은 날 계양산에도 일부 등산객들이 놓고간 물병이나 음식물 쓰레기가 사방에 흩어져 등산객들의 눈살을 찌프리게 했다.

등산객 이용태씨(48·작전동)는 “쉼터에 물병 등을 버리고 가는 장면을 자주 목격한다”며 “쓰레기를 놓고 갔다고 알려주면 되레 화를 내면서 끝까지 가져가지 않는 등산객도 있다”고 말했다.

청량산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 KakaoTalk_20190623_182647361
▲ 인천 문학산·계양산·청량산 등산로는 쓰레기로 ‘몸살’

산 정상과 이어진 등산로 주변은 1회용 비닐봉투, 1회용 도시락 등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등산로 입구 불법 노점상에서 도시락을 산 등산객들은 식사 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쓰레기를 주변에 버리고 있었다.

미추홀구와 계양구, 연수구는 등산로의 쓰레기를 수시로 수거하고 단속도 하고 있지만, 무단 투기 현장을 잡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들은 “산불감시원들을 동원해 쓰레기 수거와 불법 투기 단속을 하고 있다”며 “산 전체에 CCTV를 설치할 수도 없는 일이고, 쓰레기는 순식간에 버리기 때문에 현장을 잡는 건 사실상 어렵다”고 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등산로 쓰레기 감소를 위해서는 공적 인력 투입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등산객들의 의식 개선도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관우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