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경제이슈] 외환보유액 운용

외환보유액은 중앙은행이 보유한 즉시 사용 가능한 대외자산으로서 그 보유 목적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 외화유동성 부족 사태로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대외지급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때 사용됨으로써 국민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한다. 1997년 발생한 우리나라의 외환위기는 외환보유액이 고갈돼 대외거래에서 결제할 달러가 부족함에 따라 발생한 사태이다. 둘째, 대외충격 등으로 환율이 급변동할 때 시장안정을 위해 사용된다. 예를 들어 환율이 급등하면 외화 공급을 늘려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다. 셋째, 외환보유액은 위기 예방 및 국가신인도 제고에 도움을 주기도 하며 마지막으로 통화량 공급에 영향을 줘 통화정책 수행을 지원하는 역할도 한다. 지난 4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약 4천억 달러 수준으로 전 세계 9위 규모이다. 이는 위기 시 대응능력 측면에서 볼 때 부족하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외환보유액의 운용은 외환보유액이 우리나라의 최종적인 대외지급준비자산이라는 점을 고려해 유동성과 안전성 확보에 최우선 목표를 두되 수익성 제고 노력을 병행함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유동성이 높은 외화자산을 확보하는 가운데 만기를 분산시킨다. 또한, RP매매나 스왑을 통해 현금조달이 가능한 자산을 확보한다. 안전성은 외환보유액 운용 시 투자자금을 안전하게 회수하고, 가치를 보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수익성 제고를 위해서는 위험자산에 투자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대체로 유동성 및 안전성 확보와 상충한다. 따라서 적절한 절충점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데, 대부분 중앙은행은 수익극대화보다는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외환보유액은 운용목적에 따라 현금성 자산, 직접투자자산 및 위탁자산 세 가지로 구분되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운용된다. 우선 현금성 자산은 일상적인 대외지급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매각 시 거래비용이 적고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 국채 및 예치금 등 단기금융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직접투자자산은 높은 유동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외화자산의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를 위해 정부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및 자산유동화채 등 주요 국제통화로 발행된 장단기 채권 위주로 투자된다. 끝으로 국제적인 자산운용사와 한국투자공사(KIC) 등에 위탁운용되는 위탁자산은 외부 전문성 활용, 투자방식의 다변화 등을 통한 수익성 제고가 주요 목적으로 투자대상에 채권뿐만 아니라 주식까지도 포함된다. 2018년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직접투자자산이 76.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위탁자산과 현금성 자산이 각각 18.3%, 5.3%를 차지하고 있다.

박근형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제조사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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