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돌보듯이 정성을 쏟았는데…하우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지네요.”
안산시 상록구에서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는 A씨(52ㆍ여)는 요즘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간다. 애지중지 키운 방울토마토가 출하를 앞두고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에 감염된 것이다. 비닐하우스 10동(1천700㎡) 중 바이러스에 전염된 2동(340㎡)은 수확을 포기했다.
A씨는 “지난해까지 병충해 피해가 없었는데 올해 갑자기 바이러스에 전염되며 과실에 울긋불긋한 무늬가 생겨났다”며 “자식 키우듯 신경 써 가꾼 밭을 갈아엎으려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26일 경기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최근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 감염 피해를 본 가짓과 재배 농가들이 늘고 있다.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는 감염된 채소에 울긋불긋 무늬가 나타나 일명 ‘칼라병’이라고도 불리며, 토마토와 고추, 오이 등 1천200여 종의 식물이 총채벌레류를 통해 전염된다. 특히, 올해는 봄철 날씨가 따뜻하고 건조해 총채벌레 발생과 번식 속도가 빨라지며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늘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잎과 과실에 원형반점무늬가 나타나 상품가치가 없어지고, 줄기가 썩어 고사한다. 바이러스는 치료가 어렵고, 전염력이 강한 만큼 식물체를 최대한 빨리 제거해 소각해야 한다. 또한, 기주식물이 되는 주변 잡초도 모두 제거해야 한다.
바이러스를 옮기는 총채벌레는 저항력이 높아 약제방제가 쉽지 않다. 전문가 상담을 통해 효율적인 약제를 선택하고, 천적 등을 활용한 종합적 방제가 필요하다는 게 도농기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마다 반복적으로 바이러스가 발생하는 농가에서는 저항성 품종을 선택해 재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도농기원 관계자는 “총채벌레는 약제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 발병 후 치료가 사실상 불가하다”라며 “병해충 확산을 막으려면 철저한 소독과 예찰이 필요하다. 병해충이 발생하면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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