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님 역량 교육은 호텔서… 혈세 줄줄

초빙강사료·밥값 등 800만원… 서울·도의회比 수십배
시의회 “촉박하게 장소 섭외… 연찬회 개념으로 추진”

인천시의회가 타 시·도 의회보다 수십배 비싼 비용을 들여 ‘호텔 교육’을 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27일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중구 영종도 5성급 네스트 호텔에서 시의원 30명과 직원 등 총 50여명이 참석한 인문학 등에 대한 ‘역량 강화 교육’을 했다.

이 교육에는 초빙강사료 450만원(강사 3명, 평균 150만원)과 밥값 350만원 등 총 800만원이 들어갔다.

비용은 행정안전부의 ‘예산편성운영기준 지침’에 따라 편성한 역량 강화 교육예산 2천960만원(의원 1명당 연간 80만원) 중에 지출했지만, 고 비용 편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시의원들의 역량 강화 교육 관련 규정에는 교육 시 식사비 지원을 할 수 없다.

참석자들의 1인당 식사비 7만원은 결국 편법인 셈이다.

또 교육장 대관료도 일반적으로 공공기관 시설을 빌려 하기 때문에, 10만원 내외다.

경기도의회와 서울시의회 등은 이 같은 규정 등에 따라 식사비 지원 없이 공공기관 시설에서 10만원 정도의 비용만으로 의원 교육을 한다.

인천시의회는 서울·경기 의회보다 35배 비싼 비용으로 호텔 교육을 한 것 이다.

강사료 450만원도 문제다.

시의회는 인문학과 소통 리더십 강의, 글로벌 에티켓 등 3명의 강사료로, 1인당 150만원씩 줬다.

하지만, 인천 인재개발원 등 공공기관 강사의 강의료가 평균 50만원 내외인 것을 고려하면, 3배나 비싼 강사료이다.

더 큰 문제는 5성급 호텔에서 고비용을 들인 이번 교육에 대한 참석자들의 평가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

교육에 참석한 한 시의원은 “사실 영종도 호텔까지 빌려서 들어야 하는 교육인지 의문이 들었다”며 “전에 들었던 강의에 비해 ‘질’이 크게 높다고 생각할만한 수준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시의회는 이번 역량강화 교육과 비슷한 프로그램을 오는 10월에 다시 할 계획이다.

인천과 달리 다른 시·도 의회는 규정에 따라 계획을 세워 교육을 추진한다.

경기도의회는 지난 2017년 ‘경기도의회 의원 교육연수 활동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교육연수위원회를 꾸렸다.

도의원들은 위원회에 참여해, 4년마다 역량 강화 교육 기본 계획을 세우고, 예산에 대한 심의도 한다.

경기도 의회 관계자는 “강사 초빙료는 50만원 가량이고, (인천시의회가 지원한)밥값 지원 등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의회도 올해 연말께 교육연수위원회를 꾸릴 준비를 마친 상태이며, 인천시의회에서 지원한 밥값 지원 등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의회 관계자는 “공공시설을 빌리지 못하고 촉박하게 장소를 섭외했고, 유명 강사를 초청하다보니 비용이 많이 들었다”며 “연찬회 개념으로 추진됐기 때문에 식사 지원은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주재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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