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장’ 기치… 균형발전 기틀 마련·특사경 강화 조세정의 구현
지역 화폐·청년 기본소득·수술실 CCTV 설치 등 전국이 주목
“부동산 불로소득은 경제 망치는 큰 병폐”… 부동산 문제 꼭 해결
앞으로 도정방향… 공정 성장·미래산업·지역경제 활성화에 방점
취임 1주년을 맞아 1천300만 경기도민 앞에 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신감으로 가득 찼다. ‘공정’을 기치로 복지,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깊은 발자취를 남겼기 때문이다. ‘공정 성장’이라는 핵심 비전을 제시한 이 지사를 만나 도민의 낮은 소속감, 복잡한 수도권매립지 문제 등 임기 내 해결할 난제에 대한 해답을 들어봤다. 다음은 이 지사와의 일문일답.
- 경기도민 10명 중 4명만 도민으로서 소속감을 지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경기 퍼스트’를 내세운 이 지사가 생각하는 도민 소속감 문제는.
도민들이 낮은 소속감은 저도 인정하는 문제이고, 가장 심각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도의 정책을 통해 도민으로서 받는 혜택, 희망, 기회 등이 증가한다면 소속감도 점점 커질 것이다. 이는 저의 목표이고, 자신 있다.
이에 도가 대한민국에서 큰 역할을 하는 중요한 곳이고, 도의 행정이 도민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 드리겠다. 단순한 궐기대회나 도민 선언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저한테 도민들이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도가 서울시를 능가하는 대한민국의 최대 지방자치단체이고, 가장 성장발전 속도가 빠르고, 가장 도민 친화적이고, 정책이나 재정예산의 집행이 가장 도민들에게 이익되는 방향으로 가도록 만들겠다.
이 중 하나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명칭 개정이다. 비용도 많이 들지 않으면서 도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다. 우리는 서울의 외곽, 껍데기, 변두리가 아니다. 서울과 함께 공존하고 협력할 최대 지방정부다. 소속감을 높이는 과정으로 도민이 체감하는 데 시간은 많이 걸릴 수 있지만 작은 변화들을 많이 만들어서 큰 변화로 이끌겠다.
- 도내 곳곳에 쌓인 쓰레기산, 평택항 불법폐기물 등 경기지역 쓰레기에 대한 해결책은 있는지.
요즘 인천 쓰레기매립장(수도권매립지) 문제가 심각한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한 저의 생각은 ‘사용하고 나온 쓰레기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묻지 말자’다. 가능하면 각자 알아서 자치단체 내에서 처리자는 얘기다. 다만 충분한 협의와 보상 등을 통해 논쟁이 적도록 (협의 과정이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쓰레기양을 줄여야 한다.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재활용, 쓰레기의 총량을 줄이자. 페트병이 문제다. 상표를 붙이는데 본드로 하다 보니 재활용할 때 비용이 많이 들고, 수질 오염까지 발생한다. (본드 대신) 쉽게 떨어지는 다른 접착제를 사용하면 재활용도 쉽다. 이와 관련, 대체 사용을 위한 논의를 최근 환경부와 비공식 진행했다. 아울러 이용자 부담원칙을 강화해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사람의 부담을 늘렸으면 좋겠다. 끝으로 버리는 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 엄정하게 수사하고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갖추겠다.
- 지방정부 근로감독권한 공유, 건축물 미술작품 공모제 등 최근 중앙 정부와의 마찰이 이어지고 있는데 향후 추진 계획은.
충돌이 아니라 의견이 다른 것뿐이다. 지방자치를 하는 이유는 독자성과 자율성을 부여, 예산과 권한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중앙부처 간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의견이 똑같으면 지방자치를 왜 하겠는가.
기초지자체의 정책이 좋으면 광역지자체에 시행하고, 그래도 괜찮으면 중앙 정부에서 전국 단위로 시행해야 한다. 이는 지방자치가 발달한 선진국의 방식이다. 의견이 다른 것은 나쁜 게 아니다. 좀 더 나은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 이 지사의 취임 후 직원들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있다. 직원들에게 평소 강조하는 내용은.
일은 공무원이 한다는 생각을 명확하게 갖고 있다. 지사나 책임자가 무슨 생각을 하든 결국 공무원을 통해서 할 수밖에 없고. 도정은 공무원을 통해서 구현된다. 일선의 손발이 중요하다. 머리가 아닌 손과 발로 접촉하기 때문이다.
이에 공정을 강조하고 있다. 그 요건은 방향의 일치, 열성, 실력이다. 이를 통해 실적을 내는 사람을 중용하고 있다. 이번 승진 인사도 보면 그런 느낌이다.
도는 어디서든 열심히 하고 실적 내는 사람을 우대한다. 게으름 피우고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사람, 실력 없는 무능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다. 물론 우리 경기도청 공무원들의 역량, 자세, 품성은 매우 뛰어나다.
공직 사회의 모든 책임은 인사권자에 있다. 도 공직자들이 잘못하면 이재명 도지사가 잘못한 것이고, 잘하면 공직자들이 잘한 것이다.
- 핵심 도정 가치인 공정을 위해 1년간 추진한 정책을 소개한다면.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의 활동 범위를 고리 사채, 부동산 허위매물 등으로 확대했다. 맞춤형 체납관리단은 탈세와 체납을 적발해 조세정의를 구현하고 생계형 체납자를 구제해 억강부약을 실천했다. 복지 분야에서는 청년 기본소득과 미취학 아동을 위한 친환경 건강 과일 공급사업, 초등학생 치과 주치의 사업, 무상교복 지원사업, 산후조리비 지원사업 등이 있다. 청년 기본소득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고른 기회를 제공하고 앞날을 응원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이어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공정의 원칙에 따라 지역균형발전 기틀을 마련했다. 주요 균형발전 정책으로 취임 후 첫 추경예산에 경기북부 도로망 확충을 위한 1천266억 원을 편성했다. 또 도봉산~포천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 선정, 연천군 보건의료원 예산 2배 확대, 총사업비 1조 원 규모의 양수발전소 포천 유치, 동두천 경기북부 어린이박물관 직접 운영 결정 등도 균형발전의 일환이다.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한 관급공사의 건설원가 공개, 공공분양 아파트 후분양제, 장기공공임대주택 20만 호 추진 등이 성과다. 부동산 불로소득은 경제를 망가뜨리는 큰 병폐다. 부동산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공공개발이익 도민 환원제 도입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
특히 불과 1년 사이 경기도의 날갯짓이 대한민국에서 공정 세상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공정 세상에 대한 경기도의 열망이 대한민국을 바꾸고 있다. 수술실 CCTV 설치와 기본소득 논의 확대 등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
- 앞으로 주요 계획을 도민에게 전해달라.
공정 성장과 미래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힘쓰겠다. 도는 반도체 클러스터 용인 유치, 시흥 인공서핑 웨이브 파크 조성, 화성 국제테마파크 사업 정상화 등을 이뤄냈다. 앞으로는 미래 먹거리 산업인 반도체, 바이오, AI 데이터 융합 분야의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5대 테크노밸리를 고도화해 경기지역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겠다. 또 두 달 만에 발행액 1천억 원을 돌파한 경기지역 화폐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살리고 골목상권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도민들의 기본권을 교통, 주거, 환경, 건강, 문화, 노동, 먹거리로 확장해 삶의 변화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게 하겠다.
- 끝으로 지난 1년에 대한 소회 한 말씀을 부탁한다면.
전화위복이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이다. (재판 등을) 나쁘게만 생각하면 너무 억울할 수 있다. 위기에 있는 기회적 요인을 다듬으면 위기가 기회가 된다. 그렇게 생각해야 마음이 편하다.
저에게는 언제나 기회보다 위기가 많고, 이익보다는 손해가 크고, 좋은 날보다는 나쁜 날이 많았다. 높은 산을 넘으면 깊은 계곡이 있고, 오르막을 넘으면 내리막이 있는 게 인생이다. 주어진 환경을 제게 유리한 환경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진짜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주권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공직자의 책무다. 1천350만 도민이 소중한 권한을 위임한 이유를 늘 명심하고 있다. 권한의 크기보다 무게를, 지위보다 역할을 생각하며 도정에 전념할 것을 약속드린다. 도민을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도정을 수행하겠다.
여승구ㆍ김해령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