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 23만 이천시민, 규제개혁 의지 보여줘야할 때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 1년 전 의원들의 대표라고 하는 의장직을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각오를 다졌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열심히 달리다보니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작년 7월, 제7대 이천시의회가 개원한 이후로 지금까지 3번의 정례회와 8번의 임시회를 개회해 각종 조례안 심사, 행정사무감사, 2019년도 본예산, 시정질문 등 숨 가쁘게 의회 일정을 진행해 왔다.

그 가운데 의회의 대표로서 집행부에 의원들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왔다.

아울러 제7대 이천시의회는 시민이 중심이라는 생각으로 직접 지역 주민을 찾아다니며 그 분들의 애환을 듣고 개선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하나라도 더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주력하며, 각계각층의 고충 사항을 듣고 해결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이천의 여러 기관, 단체와 간담회를 실시했다.

다소 부족한 점은 많으나 시민 여러분들께서 주신 사랑에 응하고자 노력해온 지난 1년이었다. 아낌없는 성원 감사드리며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은 이천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장벽을 허물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자 한다.

수도권의 집중과 과밀을 억제한다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지난 1982년 제정돼 수도권을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그리고 자연보전권역으로 나누면서, 이천의 전 지역을 규제가 가장 심한 자연보전권역으로 지정했다.

또 이천은 전체 면적의 50% 이상이 팔당상수원특별대책 2권역에 포함돼 사실상 개발을 억제하는 중첩규제로 인해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갖고도 낙후된 실정이다.

단지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상수원 주변지역이라는 이유만으로 30년 넘도록 온갖 차별과 희생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로 인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소규모 공장과 물류창고 등의 난개발이 지속되고 있으며 4년제 대학의 신설과 이전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이 규제는 도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업의 숨통을 쥐고 흔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천에 소재한 여러 기업들이 국내외적으로 큰 경쟁력을 갖고 있음에도 매번 증설에 어려움을 겪어 성장은커녕 오히려 퇴보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도 이러한 중첩규제로 이천 경제의 중심축인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가 용인으로 결정됐고, 현대엘리베이터도 최종적으로 충주로 이전을 결정했다.

서울은 물론이고 이미 경기도도 세계 속의 경기도를 표방하며 뻗어나가는 가운데 같은 도내 자연보전권역 8개 시ㆍ군은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자가당착 격의 논리 아래에 있다는 것은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뿐더러 나아가 나라의 경제발전을 막고 있다.

이천시의회에서는 시장, 국회의원, 도의원과 협력해 상급기관에 이천시의 과도한 규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또 의장으로서 경기도의장협의회경기동부권의장협의회를 통해 이천시의 상황을 알리고 비슷한 인근 시ㆍ군의회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고자 한다.

이미 수십년째 규정되어온 규제를 일소하는데 기초 지방의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기에 의회가 집행부와 협력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결해 나갈 것이다.

규제를 철폐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이 있다면 불가능한 것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지난 세월동안 이천은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마다 이천시민 모두가 하나 된 힘으로 그 문제를 해결해왔다.

이제 다시 한 번 23만 이천시민 모두가 하나가 돼서 결집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시정과 의정, 그리고 지역의 큰 현안문제를 해결해 나감에 있어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야 말로 우리 시를 발전시키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는 점 잊지 않았으면 한다.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라’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 눈앞에 보이는 현안만 해결하기 위해 급급하기보다는 숲이라는 큰 틀을 보고 10년, 20년 후 미래를 위해 이천의 발전을 막는 규제들을 해결해 나가는데 온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홍헌표 이천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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