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3·4일 총파업… ‘학교급식 대란’ 초비상

급식조리사·유치원 방과후강사 등 파업
일부 학교 학부모에 대체급식 안내문
권리찾기 vs 아이들 볼모 찬반 양론

인천지역 조리실무원과 돌봄전담사 등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임박하면서 일선 학교 급식에 초비상이 걸리고 있다.

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오는 3~4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인천에서는 전체 학교비정규직 근로자 중 절반이 넘는 4천800여명이 연대회의에 속해 있고, 이 중 절반정도는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교육청은 이날부터 일선 학교 급식 진행 상황 확인에 나섰다.

이날 기준 이미 서구와 영종도, 강화도 내 학교 160곳이 붉은 수돗물 사태로 생수로 급식을 조리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던 상황이라 혼란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일부 학교들은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우유와 빵 등 대체급식 안내문을 발송했다.

남동구 A여자중학교와 부평구의 B중학교 등은 최근 가정통신문을 보내 3~4일 카스테라나 머핀, 빵과 떡 등을 주는 대체급식을 하기로 했다.

A여중 학부모 C씨(42)는 “아이가 시험기간인데 내내 빵만 먹는 부실한 급식을 하면 어쩌라는 얘긴지 모르겠다”며 “한창 자랄 아이들을 볼모로 잡고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려는 것 밖에 안보인다”고 했다.

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반응도 많다.

인천 동구 서흥초등학교는 지난 6월 28일 학교장 명의의 가정통신문에서 “교무실무사와 급식조리사, 전문상담사, 스포츠강사, 유치원 방과후강사 선생님 등 평소 우리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늘 애쓰는 분들이 일터를 떠나 총파업에 함께 한다”고 전했다.

이어 “모두가 잠시 불편해질 수 있지만 ‘불편’이라 생각하기 보다 나와 함께 사는 누군가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라 생각하고 학부모님들의 지지와 배려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학부모 E씨(40)도 “나도 아이 둘을 중학교에 보내고 있지만, 이번 파업은 지지한다”며 “우리 아이가 잠깐의 불편함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차별 대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어떤 교육보다 훌륭한 효과를 가져오지 않겠느냐”고 했다.

안순옥 학교비정규직 인천지부장은 “불편함이 있을 순 있겠지만, 아이들을 볼모로 삼아 우리의 의견을 말하는 게 아닌 큰 뜻에서는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한 일이라 생각해주면 좋겠다”며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비정규직은 반드시 철폐돼야 한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