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수원화학공장이 지도 논란에 휩싸였다. 카카오맵 스카이뷰에서 공장 전경이 사라졌다. 4만평이 넘는 공장이 실제로는 존재한다. 카카오맵 스카이뷰에서만 사라졌다. 스카이뷰는 항공 촬영된 지상 사진이다. 있는 그대로 보여지는 게 맞다. 그런데 공장 사진이 사라졌다. 대신 실제론 없는 숲이 등장했다. 다른 정보망인 네이버맵에는 여전히 공장 전경이 있다. 최근 들어 인근 주민들이 이 문제를 지적하기 시작했다. ▶보안을 위한 블라인드 처리일까. 국가공간정보기본법에 의하면 가능하다. 이 법에 의해 보안처리되는 시설은 있다. 대표적인 시설이 청와대다. 항공 촬영 부분이 모두 숲으로 표시돼 있다. 군ㆍ교정시설 등도 해당한다. 수원구치소의 위성 지도 속 모습도 숲이다. SKC 수원공장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법에 의해 감춰질 대상이 아닌 것이다. SKC 진천공장, SKC 울산공장은 지금도 실사(實寫)로 표시돼 있다. 지도 수정의 목표가 개인 또는 기업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는 추론이 나돈다. ▶아파트 분양을 위한 ‘작업’설도 있다. 공장 동쪽으로 2천700여 세대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서쪽으로는 4천300세대가 들어설 도시개발이 추진 중이다. 수요자들에게는 인접한 공장 시설이 거부감을 줄 수 있다. 공장 전경을 지우는 ‘작업’을 한 이유라는 추론이다. 아파트를 분양해야 할 기업의 작업일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주위 환경은 아파트 구매의 중요 조건이다. 공신력이 있어야 할 지도가 이걸 감춰줬다. 사실이면 사술(詐術)이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추측은 민원 무마용 삭제 시도다. 공장 주변에는 대규모 아파트 지역이 있다. 주민들이 공장 철수를 끝없이 주장한다. 대기 오염, 소음 공해 보상도 요구한다. 공장과 주민 간의 공방이 법정으로까지 넘어가 있다. 일부 주민들이 지도 실종(?)의 배후로 SKC를 지목했다. “민원을 무마하기 위해 SKC가 카카오 측에 로비를 해서 없앤 것이다.” 입주민 카페에 등장하는 추론이다. ▶확인 결과, 사달은 국토지리정보원이었다. 지난해 지도 교체 작업을 했다. 이때 SKC 수원공장 전경을 지웠다. ‘항공촬영 업체가 다른 곳을 지워야 했는데 실수로 수원 공장을 지웠다’는 게 정보원 측 설명이다. 뜻하지 않은 혜택(?)을 본 SKC, 안 그래도 불편한 주민들에게 집중포화를 맞았다. 이익을 위해 지도까지 바꾼 부도덕한 기업처럼 몰렸다. 뒤늦게나마 오해가 풀렸으니 다행인데…. 그 지도가 지금도 떠 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자료로 쓰인다. 시작은 해프닝이었다고 말한다지만, 계속되는 피해는 어떻게 설명할지…
김종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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