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불편 참을 수 있어요”… 학생들 ‘응원’ 학교 비정규직 파업 ‘천군만마’

“비정규직 아픔 우리라도 보듬어야”
일부 학교內 “힘내세요” 포스트잇

“이번 파업 사태는 뉴스에서 보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도 (이번 파업이)‘비정규직 없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조금 불편해도 참으라고 말씀 하셨어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총파업으로 대체급식을 받은 인천 남동구 A고등학교 3학년 강모군(18)은 한 손에 카스테라와 오렌지주스, 바나나 1개를 들고 나오며 이렇게 말했다.

강군은 “이제 1년만 있으면 대학에 가야하고, 곧 취업을 해야 하는데 비정규직 문제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분들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우리를 위한 일이기도 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일 인천지역 초·중·고등학교 7곳에서 만난 학생 대부분이 불편은 따르지만 이번 파업을 이해한다는 반응이었다.

그동안 노동자들의 파업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차가운 시각과는 다른, 이해와 배려의 시선이었다.

인천 서구 B고등학교 1학년 김모양(16)은 “항상 우리에게 맛있는 밥을 해주시는 급식 아주머니들이 돈도 별로 못 받고 근무 환경도 안좋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며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을 이번에 하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인천 부평구의 C중학교는 학교 안 곳곳에 학생들이 직접 쓴 응원이 포스트잇이 붙었다.

C중학교 3학년 김모군(15)은 “파업 전에 학교에서 이번 학교 비정규직 파업과 관련한 토론수업을 했다”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고, 급식 조리원 분들 응원하고 싶어서 포스트잇을 붙였다”고 했다.

C중학교 교장은 “급식대란이라고 할 만한 혼란은 전혀 없고, 오히려 아이들이 파업에 참여한 조리종사원들의 상황을 공감하고 응원하고 있다”며 “사전에 이뤄진 수업 덕에 아이들 모두가 배려의 마음을 가진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김경희·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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