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경기지부, 도의회서 기자회견
“폭언·왕따·보복 행정 등 만연” 주장
“원장이 수업 중 교실로 들어와 큰 목소리로 폭언하더군요. 교사의 수업권 침해는 물론, 인격체로서 존중받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경기도 내 공립유치원 교직원을 향한 관리자(원장ㆍ원감)의 ‘갑질’이 폭로됐다. 유치원 교사들은 관리자 갑질과 교권 침해에 시달리고 있다며 경기도교육청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는 3일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 공립유치원 원장·원감 갑질 폭로 기자회견’을 열고 “실태조사 결과 유치원 교사들은 수직적인 조직구조 속에서 교권 침해와 관리자 갑질에 시달리며 교직 생활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며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관리자 갑질로는 ‘하라면 해!’, ‘초과 근무를 한다고? 너무 무능력한 거 아냐?!’, ‘야! 너!’ 등의 폭언과 인격 모독, 고성 등 부적절한 발언과 왕따 조장, 보복 행정 등도 있다”고 토로했다. 또 “교사들의 합의가 필요한 돌봄 당직은 관리자들의 강요로 이뤄지고 있다. 교사들은 노동법에도 없는 10시간 근로시간을 종용당하면서도 초과근무수당조차 신청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러한 갑질 피해는 초등학교 교장이 유치원 원장을 겸하고 있는 병설유치원보다 단독 건물로 설립된 단설유치원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경기 전교조 관계자는 “단설유치원은 학교 울타리에서 벗어나 단독으로 이뤄진 탓에 원장, 원감의 권위가 더 증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전교조가 도내 유치원 교사 5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94.5%가 ‘단설유치원 발령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비민주적인 분위기(명령하달), 근무시간 연장 등 교사 복무에 대한 무리한 요구가 가장 많았다. 부당 업무 지시, 인격 모독(언어모독ㆍ반말사용)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공립유치원의 민주적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도 교육청에 ▲관리자 갑질 근절 근본 대책 마련 ▲교육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 정상화 방안 마련 ▲관리자 대상 교권 침해 예방 연수 강화 ▲유치원 전담 ‘갑질신고센터’ 운영 ▲관리자 ‘갑질이력제’ 도입 및 공익제보자 보호 등 마련을 촉구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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