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총파업] 불 꺼진 급식실… 도내 590개 학교 ‘급식 대란’

1천308개교 6천279명 참여… 빵·우유 등으로 대체
일부 학생은 도시락 챙겨 와… 학부모, 불편 토로
초교 돌봄교실은 교직원 투입… 비교적 정상 운영

3일 급식조리원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도내 학교 2천260곳 중 590곳이 대체급식을 제공하는 등 ‘급식대란’이 일어났다. (사진 왼쪽)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 급식 대신 바나나와 빵, 주스 등 대체식을 받고 있는 수원시내 한 초등학교 교실. 김시범기자•연합뉴스
3일 급식조리원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도내 학교 2천260곳 중 590곳이 대체급식을 제공하는 등 ‘급식대란’이 일어났다. (사진 왼쪽)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 급식 대신 바나나와 빵, 주스 등 대체식을 받고 있는 수원시내 한 초등학교 교실. 김시범기자•연합뉴스

#1. 3일 낮 12시 수원의 A초등학교. 평소 같으면 밥을 먹으러 온 학생들로 붐벼야 할 점심시간이지만 500석 규모의 급식실은 불이 꺼진 채 텅 비어 있었다. 급식실 종사자 13명 중 9명이 파업에 참가하면서 아이들에게 제공될 급식이 중단된 날이었다. 재학생 1천500여 명은 빵과 소시지, 바나나, 오렌지 주스로 끼니를 해결했다. 그나마 사전 안내가 이뤄진 덕에 대부분 조용히 식사를 진행했지만 일부 학생들은 “빵 말고 밥이 먹고 싶다”며 울상을 지었다.

#2. 같은 날 용인 B초등학교도 조리원 7명 중 6명이 파업에 나서 급식실 문이 닫혔다. 대신 교실에는 빵과 우유, 요거트, 과일 등 소박한 음식이 자리했다. B학교 측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계속 빵만 먹일 순 없다”며 “하루빨리 이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3. 395명이 재학 중인 성남의 C초등학교는 지난달 말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파업이 시작될 것을 예상한 조치였는데 실제 현실이 됐다. 학교는 조사 결과에 따라 단가 3천 원 내외의 대체 식단을 준비했다. 대부분의 아이는 고사리손으로 빵을 집어 허기를 채웠고, 일부 아이들은 집에서 미리 챙겨온 도시락을 먹었다. C학교 관계자는 “대체 식단을 매일 다르게 구성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급식조리원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경기도 내 다수의 학교들이 급식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급식대란’에 학부모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3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도내 조리 종사자, 초등보육 전담사 등 교육공무직원 3만6천296명 중 5천963명(1천308곳)이 총파업에 참여했다. 이로 인해 도내 학교 2천260곳 중 590곳이 정상급식 대신 대체급식을 제공하거나 도시락을 준비했다.

초등학교 돌봄 교실은 기존에 학교에서 근무하던 교직원들이 직접 맡아 비교적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1천308곳 중 축소운영을 한 학교는 42곳에 그쳤으며, 미운영 학교는 없었다. 나머지 1천283곳은 모두 정상운영됐다.

파업으로 인한 대체 급식에 학생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새어나왔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의 소화계통에 문제가 있어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대체식을 먹일 수 없다”며 “날씨가 더워 도시락을 싸줄 수도 없어 집에서 먹이다 보니 불편한 점이 많다”고 토로했다.

한편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등이 포함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 총파업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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