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가 임진강 거북선과 관련된 북한 서적 내용을 보도했다. 북한 과학백과사전종합출판사가 2001년 발행한 ‘거북선’(김홍규 著)이다. 저서는 임진강 거북선이 ‘15세기 초에 창안되고 전투적 위력을 임진강에서 실험했다’고 쓰고 있다. ‘16세기 거북선(이순신 거북선)은 이러한 성과에 기초해 새롭게 완성시킨 철갑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 연구와 결합되어야 할 귀한 자료다. 연구 완성도를 높이는 데 절대 필요한 자료다.
‘임진강 거북선’ 연구가 시작된 지도 꽤 됐다. ‘이순신 거북선’에 180년 앞선 역사다. 세계 최초의 철갑선 순서를 바뀌어야 할 일이다. 모든 게 세종실록(태종실록ㆍ1413년 2월)에 구체적으로 기술돼 있다. ‘임진강에서 시험을 했다’며 장소까지 특정돼 있다. 북한의 자료도 이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 그런 만큼 남북 간의 연구공조가 관련 연구에는 꼭 필요하다. 파주시도 잘 알고 있다. 일찌감치 대북 공조의 틀을 짜놓고 추진 중이다.
민화협과 MOU를 체결해 본격 교류에 대비하고 있다. 북한에 나무 심기 운동을 펴는 재단법인과도 협조하고 있다. 모든 게 해당 기구의 인맥을 통해 북한 학계에 접근해보려는 노력이다. 안타깝게도 거북이걸음만큼이나 더딘 접근법이다. 거북선 연구는 UN국제사회가 규제하고 있는 경제 교류가 아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비효율적이고 어려운 길을 가고 있다. 정부가 관심 가져주면 수월한 일을, 수년째 이렇게 돌아가고 있다.
파주시 담당자도 조심스럽게 답답함을 표한다. “민간 재단 등을 통해 자료라도 받으려고 노력 중이다. 정부에 기대할 건(현재로서는) 북한주민접촉 허가 정도뿐이다.”
요 며칠 남북 관계는 기대 부푼 전망 일색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회동했다. 문 대통령은 ‘세기의 만남’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사실상의 불가침 선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개성공단 등 북한 관련 기업의 주가는 요동을 쳤다. 이쯤 되면 거북선 공동 연구 정도의 학술 협력은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정부 차원의 대화가 시작되고도 남음이 있다고 본다. 관심 갖고 들여다 봐 줄 때가 됐다.
앞서 우리는 거북선 남북 공동 연구의 정치ㆍ현실적 의미를 밝힌 바 있다. 꽉 막힌 남북 교류의 출구 역할을 임진강 거북선 연구가 할 수 있다고 봤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임진강 거북선 연구는 순수 학술 분야다. 정치 영역도 아니고 경제 영역도 아니다. 남북이 함께 해야 할 역사적 근거까지 명확하다. 개성공단을 열려는 노력의 100분의 1만 기울여도 풀릴 수 있다고 본다. 다시 한번 정부의 관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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