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쓰레기를 재활용 폐기물이라고 속여 수출했다가 국제적 망신을 초래(본보 2월 6일자 6면)한 가운데 필리핀에 남은 잔여 폐기물을 평택항으로 반입할 것으로 알려지자 지역 환경단체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7일 환경부와 평택시 등에 따르면 현재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돼 민다나오 섬에 있는 잔여 쓰레기는 총 5천177t이다.
환경부는 지난달 12∼14일 필리핀으로 대표단을 파견해 협의한 결과 민다나오섬에 방치된 쓰레기를 한국으로 반입해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국내업체 G사만이 아니라 필리핀 수입업체 V사도 개입돼 있어 현지에서 포장작업 후 컨테이너에 넣어 항만까지 싣고 오는 비용은 필리핀 정부가 대기로 했다.
아직 반입 시기와 항만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올해 하반기 중 평택항 동부두(평택시 쪽)로 옮겨질 가능성이 크다. 필리핀에 방치된 쓰레기가 평택항을 통해 수출됐기 때문이다.
평택항 관계자들은 불법 쓰레기가 수출된 서부두의 경우 컨테이너 하역장비가 갖춰지지 않아 평택항으로 반입된다면 동부두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입되는 쓰레기 중 1천800t가량은 제주도산인 것으로 드러났지만, 제주도는 쓰레기를 돌려받아도 내륙으로 보내 위탁처리해야 할 형편이어서 환경부가 제주도로 쓰레기를 보낼 가능성은 작다. 이에 따라 쓰레기를 평택항으로 들여와 평택시와 환경부가 처리한 뒤 제주도산 쓰레기 처리에 대한 비용을 제주도에 청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에 서평택환경위원회(위원장 전명수)와 평택환경시민행동(공동대표 김훈ㆍ박환우) 등 지역 환경단체는 잔여 폐기물까지 평택항으로 들여와서는 안 된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명수 위원장과 김훈 공동대표는 “환경부가 지난번에 폐기물을 평택항으로 반입하면서 나머지 폐기물은 평택항으로 들여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나머지 폐기물마저 평택항으로 반입을 추진하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3일 환경부는 4천666t, 컨테이너 195개 분량의 필리핀 수출 불법 폐기물을 평택항으로 반입, 평택시가 행정대집행을 통해 소각처리했다. 평택=최해영ㆍ박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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