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도 번진 일본제품 불매운동…일본 제품 안 사고 학습지까지 끊어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사는 A씨(37·여)는 최근 아이들이 정기적으로 구독하던 G학습지를 해지했다.

이 학습지가 일본기업이라는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봤기 때문이다.

A씨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도 대부분 이 학습지를 해지한 것으로 안다”며 “일본기업이라는 걸 보고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학습지로 가르칠 순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천 남동구에서 마트를 하는 B씨(49)는 최근 진열대에서 일본 맥주를 치웠다.

마트를 찾는 사람들이 저마다 일본 맥주를 보며 한마디씩 던지고 간 탓이다.

B씨는 “손님들이 ‘아직도 일본 맥주를 파느냐’며 사는 사람도 없지 않냐고 묻더라”며 “일본의 경제보복 얘기를 잘 몰랐는데, 손님들 반응을 보고 찾아보니 상황이 심각한 것 같아 작게나마 동참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진 가운데 인천지역에서도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주민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인증하는 글이 하루에만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다.

일부는 여행을 취소하기도 했고, 일부는 학습지 구독을 해지하거나 전자제품을 바꾸는 등 사례도 다양했다.

미추홀구에 있는 식자재마트 점장 C씨는 “아직 본격적인 불매운동을 하진 않았지만, 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일본제품을 피하는 건 확실하다”며 “일본제품을 팔지 못해 손해를 보더라도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일본산 맥주와 과자 등의 판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을 기준으로 지난 3~7일 일본맥주 판매량은 1주 전 같은 기간보다 크게는 23.7%, 적게는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에서 퍼지는 불매운동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D의류매장은 주말동안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연수구의 D의류매장 직원은 “평소라면 주말에 손님이 엄청나게 몰리는데, 이번 주말에는 2~3명 정도가 매장을 둘러볼 뿐 이었다”며 “바로 옆에 있는 다른 매장은 손님이 넘쳤는데, 지나가면서 다들 ‘여기 일본 브랜드’라고 한마디씩 하고 가더라”고 했다.

정영면 한국마트협회 인천지회장은 “현재 협회 차원에서 불매운동 플래카드를 제작 중”이라며 “회원들은 가게 매출이 줄더라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불매운동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강해 상황이 일단락 될 때까지 예의주시하면서 끝까지 불매운동에 동참할 것”이라고 했다.

김경희·이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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