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산정호수 대체수원공 송수관 ‘부실 투성이’

107억 쏟아부었는데… 통수도 하기 전에 곳곳 물 ‘줄줄’
3주째 하자 보수… 농민·지역 정가 “부실공사 의혹” 제기
농어촌公 “인근 양수장 임시관로 설치해 용수 우선 공급”

한국농어촌공사가 시공 중인 포천 산정호수 대체수원공 송수관이 통수도 하기 전에 곳곳에서 물이 새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적기에 농업용수를 공급받지 못한 영북면 일대 벌판은 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9일 포천시와 농어촌공사, 농민 등에 따르면 농어촌공사는 산정호수 경관 보존과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107억 원을 들여 지난 2015년부터 추진해온 양수장 및 송수관로 2.16㎞ 설치 공사를 지난 5월 말 준공, 용수를 공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체수원공 공사가 당초 계획보다 지체된데다 현재 강수량이 작년과 비교해 10%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영북면 일대 경작지 200ha가 가뭄 피해를 입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어촌공사는 농업용수를 공급받기 위한 산정호수 대체수원공 공사를 지난 6월 14일 마무리와 함께 최종 점검을 위한 통수시험을 가졌다. 농어촌공사는 통수 과정에서 양수장 앞 송수관로 한 곳에서 물이 새는 것을 발견하고 통수를 중단, 보수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보수작업 중 2곳에서 물의 새는 것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하자 발생으로 보수공사가 3주째 진행되고 있고, 통수까지는 앞으로 3주 이상 더 걸릴 것으로 보여 가뭄 피해를 겪는 농심은 타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농민들은 산정호수 대체수원공 부실공사에 대한 진상조사와 함께 조속한 공사완료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 10일에는 제때 농업용수를 공급받지 못해 피해를 당한 농작물에 대한 보상과 규탄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농민과 설비 전문가들은 400㎜ 강관으로 된 송수관로에서 통수도 하기 전에 여러 곳에서 물이 샌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정부 공사는 모든 제품을 인증받은 조달제품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도 하기 전에 하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설비 전문가는 “간혹 인증받지 못한 싸구려 제품의 경우 두께도 일정하지 않아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경우는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지만, 공사과정에서 재하청 등으로 부실공사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연제창 포천시의원은 “부실공사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농어촌공사가 이에 대한 해명과 농민이 입은 피해를 보상하지 않으면 시의회 차원에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포천ㆍ연천ㆍ가평지사 관계자는 “송수관로에 하자가 발생해 보수공사 중이다. 통수까지는 앞으로 3주 정도 걸릴 것 같다”며 “인근에 있는 자일양수장에서 임시 관로를 설치해 우선 용수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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