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상록수역 광장에 설치된 평화의소녀상에 침을 뱉어 공분을 사고 있는 한국인 청년들(본보 8일자 7면)에 대해 나눔의집에 거주하고 있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처벌보다는 사과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광주 나눔의집 관계자는 “할머니들이 이번 사건으로 충격이 컸지만, 개인을 처벌하는 것보다 후대가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한 일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의 잘못도 크지만 이들이 잘못된 역사 인식을 갖도록 놔둔 우리 사회의 책임도 있다”며 “청년들이 찾아와 사과한다면 받아들이고 몸소 겪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앞서 안산상록경찰서는 지난 6일 자정께 안산시 상록구 상록수역 광장에서 소녀상에 침을 뱉고 엉덩이를 흔드는 등 조롱한 A씨 등 20~30대 남성 4명을 모욕행위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소녀상의 관리단체인 사단법인 안산민예총은 A씨 등을 모욕 혐의로 고소했으나 경찰은 사건처리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모욕죄는 피해자가 고소해야만 처벌이 가능한 친고죄인데, 이들이 모욕한 대상이 소녀상이 상징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인지 아니면 소녀상 관리주체인지 또 사람이 아닌 조형물에도 모욕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나눔의집 측에도 고소 의향을 물었지만, 할머니들은 고심 끝에 이같은 입장을 내놨다.
광주=한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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