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혜택 준다 홍보하더니’…인천시 등 지역화폐 e음카드 열풍에 1인당 혜택 축소, 이용자 ‘분통’.

“11% 혜택을 준다고 해서 연수 지역화폐(e음) 카드를 줄서서 선 발급 받았는데, 보름만에 혜택 축소를 논의한다는 건 탁상행정 아닌가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거주하는 A씨(34)는 최근 시가 e음카드 혜택 축소를 검토하고 나섰다는 소식에 이렇게 말하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연수e음 선발매일인 6월 29일 동춘동 먹자골목에서 열린 제 1회 맛고을 축제 현장을 찾아 e음 카드를 발급받았다.

발급 받기 위해 줄을 선 시민들은 수만명에 달했고, 이날 당일 1만5천장의 카드가 30분만에 동이 났다.

A씨는 “그때는 대대적인 홍보를 하면서 기대감을 한껏 높여놓고, 1개월도 안 돼 혜택을 줄인다는게 말이 되느냐”며 “선심성 정책에 속은 기분”이라고 했다.

14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시와 지자체는 최근 지자체별 전자상품권의 혜택을 줄이는 등의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우선 현재 한도가 없는 1인당 사용액을 제한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또 50만원까지는 현 5~10% 캐시백을 주고, 50만~100만원, 100만~200만원 등 구간별로 캐시백 혜택을 줄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고가의 가전제품 구입을 제한하고, 학원비 결제를 막는 등의 소비처 제한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시와 지자체가 이처럼 혜택 축소를 들고 나온데는 e음카드에 대한 예상치 못한 폭발적 호응이 있다.

연수구는 현재 추세로는 발행액이 7월 1개월만에 4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가 올해 배정한 발행액 액수는 500억원으로, 1개월 만에 무려 80%가를 소진하는 것이다.

인천시와 서구의 e음 발행액도 소비 열풍이 불면서, 3개월도 안돼 이미 목표액에 도달했다.

e음 카드 사용이 열풍에서 ‘광풍’으로 바뀌면서, 예산 마련에 골머리를 앓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e음 카드는 발행액의 4%는 정부가, 나머지 4%는 시와 지자체가 보조하는 구조라 사용액이 많아질수록 재정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재정자립도가 낮아 e음카드를 내놓지 못했던 구들은 예견된 문제였다는 입장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재정자립도가 높은 시와 지자체가 선심성으로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혜택 축소 매뉴얼을 정확히 가다듬어 혼란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재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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