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클래식계 떠오르는 신예 '엘사 드레이지', "경기필과 특별한 무대 기대"

“한국은 물론 아시아 첫 데뷔 무대라 매우 기대가 큽니다. 진정성 있는 엘사 드레이지만의 목소리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화려한 무대 의상과 기교가 담긴 목소리. 남들과 다를 것 같은 비범함. 소프라노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다. 유럽 클래식 공연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라면 더욱 남다를 것 같다. 오는 19~20일 경기필하모닉과 아시아 데뷔 무대에 오르는 최정상급 소프라노 엘사 드레이지(28)는 이런 ‘환상’ 대신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무대 위의 억지스러운 ‘디바(DIVA)’ 가 되기보다는 음악의 일부로 자연스러운 목소리, 이야기를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열 번째 마스터시리즈 ‘마시모 자네티 & 엘사 드레이지’ 공연을 앞두고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커다란 파도에 휩쓸리는 것처럼 관객들이 공연에 빠져들게 하는 게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연스러운 내 목소리와 이야기 전달의 힘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프랑스 출신인 엘사 드레이지는 2년 전 세계 최고의 성악 콩쿠르인 오페랄리아(Operalia)에서 최고의 여성 가수 1등 상을 받았다. 2017년에는 덴마크 코펜하겐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올해의 젊은 오페라 가수상’을 받았고 2020년 사이먼 래틀, 다니엘 바렌보임 등 세계적인 지휘자와 공연을 비롯해 이미 2021년까지 스케줄이 꽉 차 있을 만큼 현재 유럽에서 가장 ‘핫’하다. “다행히 일주일 정도 시간이 비어서 한국 무대에 오게 됐다”는 그는 경기필과 함께 할 ‘특별한 경험’을 기대했다. 그는 “마시모 자네티가 경기필에 대해 굉장히 젊은 오케스트라이며 에너지가 있고, 본인 스스로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면서 “저에게도 그 특별함을 경험해 보길 권해서 한국 무대에 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무대에서 엘사 드레이지는 경기필과 함께 슈트라우스의 <아폴로 여사제의 노래>와 <네 개의 마지막 노래>, 말러의 <교향곡 4번>을 노래한다. 그는 “말러는 텍스트가 재밌는 작품이라 음향을 줄이고 감정 표현과 텍스트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슈트라우스는 진한 유화 같은 페인팅의 테크닉을 요구하는 작품"이라며 "두 개의 상반된 곡을 해석해 관객들에게 좋은 무대를 선사하겠다”고 자신했다. “음악가가 음악을 이용해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젊은층에게 클래식을 이해시키고 성악가로서의 이미지를 위해 외모에도 신경을 쓴다”는 그녀의 말에서 인터뷰 내내 발랄했던 20대의 모습 대신 세계 최정상급 소프라노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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