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미술관과 대만 가오슝미술관의 교류 주제전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Moving & Migration>이 열리고 있다.
오는 10월13일까지 도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는 한국과 대만의 작가 19명이 ‘이주’라는 주제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만날 수 있다.
김옥선, 안유리, 정재철, 안성훼이, 가오쥔훙, 허우수쯔, 쉬수전 & 루?밍, 린제원 등 30대 중반부터 50대 후반에 이르는 양국 작가들은 사진, 조각, 영상, 설치 등 1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이 바라본 이주는 1980년대부터 본격화된 이주노동, 결혼이주, 그리고 난민 수용을 둘러싼 전국민적 논의 등 한국의 시대적 현실에 엮인 다양한 이주 현상에 기반한다.
작가들은 스스로가 이주민이자 관찰자로서 오늘날 다양한 이주의 상황들에 대한 다층적인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전쟁과 분단, 재개발로 인한 타율적 이주에서부터 삶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능동적인 행위로서의 이주를 상상하며, 이주의 단면과 개별 존재의 특이성을 보여준다.
이중에서도 2016년부터 코리안 디아스포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안유리 작가는 지난 몇 년 간 이동하는 삶을 살면서 현존하는 장소와 사라진 말들에 관심을 가져왔다. 작가는 분단과 냉전의 기억을 가진 도시들의 공통분모를 통해 인간의 뿌리와 삶의 방향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안성훼이 작가는 작가는 대만 소수민족이 모여사는 마을 쥬하오차(舊好茶) 출신이다. 그의 작업은 2009년 태풍 피해로 집을 잃고 대만 동해안 지역을 전전하며 거처를 옮겨 살아야 했던 경험에 기반한다. 작가는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환경의 변화에 직면했을 때의 마음과 불완전한 거처를 작품으로 풀어냈다.
도미술관 관계자는 “전시는 이주라는 주제어를 통해 공존하는 삶의 방식을 찾으려는 동일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면서 “다중의 이질성을 포용하는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미술관은 올해 ‘아시아현대미술프로젝트’ 국가로 대만을 지정하고 다양한 교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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