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제주 카페리 운항, 신국제여객터미널 개장 전까지 ‘답없다’ 운항 준비 업체 손실 눈덩이

인천과 제주를 오가는 카페리 운항 시기가 늦어지면서 신규 운송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4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인천-제주 항로 사업자 선정 공모에서 ‘내항 정기여객운송사업 신규사업자’로 대저해운을 선정했다.

대저해운은 신국제여객부두가 올해 완공하면 제1국제여객부두에서 선박을 운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국제여객부두의 연내 개장이 불투명해지고 있는데다 제1국제여객터미널의 매각 등 활용 방안이 검토되면서, 인천~제주 카페리 운항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이에 대저해운이 준비한 선박은 광양항에 정박한 채 1년이 넘게 운항하지 못해 보증금, 용선료, 수리비 등으로 현재까지 약 18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대저해운이 선박을 운항 전에 확보한 이유는 ‘인천-제주 간 정기 여객운송사업자 선정 공고’의 제안서 평가 항목 중 선령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신조선 배점(25점)이 크기 때문이다.

총 80점 이상 사업자 중 최고득점을 받은 1개사가 최종 선정되는 탓에 업체들은 선박을 갖출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저해운은 인천항만공사(IPA)에 ‘신국제여객부두를 우선 사용해 취항한 후 제1국제여객부두가 이전할 때까지 사용하게 해달라’는 협조 요청을 했다.

사용 시 필요한 부대시설은 대저해운이 부담하고, 터미널 이전 시 원상복구 하는 조건이다.

그러나 IPA는 신국제여객부두 접안시설 수리 등 공사가 진행 중이라 여객들의 안전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거절한 상태다.

IPA는 신국제여객터미널이 12월 개장하면 제1국제여객터미널 이전을 서둘러 조기에 인천~제주 카페리가 취항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IPA의 입장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신국제여객터미널의 연내 개장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IPA가 기존 하역사들과 수의계약 협상이 아닌 입찰방식으로 선회하면서, 하역사 등 운영사 선정이 지연됐다는 이유에서다.

또 이달 계약한 부두 운영사에 대한 실시계획승인, 지자체 허가, 상부시설 공사, 운영시스템 사전 운영 등 절차가 남아있어 2020년 5월께나 정상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저해운 관계자는 “사업자공모 규정상 선박에 관한 점수 배점이 높아 선박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사업을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지금까지의 손해는 감수한다해도 조기 운영을 위해 여러 조건을 제시했지만 거절당하고 있어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했다.

이에 대해 IPA 관계자는 “대저해운에서 사업권을 따내고자 선박 등을 섣불리 확보해 손실이 커져 무리한 요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국제여객부두를 계획대로 개장할 수 있게 진행하고 있지만, 운영사가 최근 선정돼 운영 공간 확보가 연내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길호·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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