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면서 조금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돌아보면 우리는 참 많은 것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게 된다. 그중에 제일은 바로 ‘책’이다. 나는 책에서 인생을 배우고 학문을 배우고 삶을 배워왔다.
무더위와 장마가 시작되고 길거리보다는 시원한 곳을 찾게 될 때가 되어서 평소에 존경하던 한 어른의 책을 손에 들었다.
그 책 ‘감동 편’에 나오는 글 중에 이런 내용이 있다. “짐승 가운데 인간의 눈을 제일 많이 닮은 것은 무엇일까요? 동물학자들은 그것을 ‘사자’라고 합니다. 힘이 센 백수의 왕이라서 그런 것이 결코 아닙니다. 사자는 들판에서 사는 짐승이라 언제나 먼 지평을 바라보며 자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초식동물들은 발 밑의 풀만을 보고 다니기에 시야가 좁고 호랑이는 숲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먼 곳을 볼 수 없지만 사자는 들판에서 먼 곳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인간이 두 발로 서서 먼 곳을 바라볼 수 있기에 인간이라고 작가 선생은 말씀하시는 것이다. 우리 인간들은 “지금, 여기”의 발 밑이 아니라 먼 ‘내일’과 더 넓은 지평을 꿈꾸며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바로 인간만이 가진 꿈, 즉 비전(Vision)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꿈을 잃으면 우리는 현실의 ‘여기’에만 머무르게 된다. 우리가 가야 하고 찾아야 하는 것은 ‘여기’에 있지 않고 여기 너머 ‘저기’에 있을 테다.
가끔 종교를 향하여 쓴소리 하시는 분들 중에 “종교는 배부른 자들의 사치”라고 꼬집는 분들이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종교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만 이 땅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형이상학적인 신앙의 문제가 어찌 한 술의 밥과 한 조각의 떡과 견주겠는가? 그러므로 종교는 배부른 자들이 갖는 철학적 사치의 성향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삶의 고통의 문제 앞에서 인간의 한계를 직면했을 때 또는 배고픔의 절정에서 굶주림의 극에 달했을 때 그때에도 우리는 종교를 찾는다. 그것은 바로 눈앞의 현실의 문제 속에도 종교는 필요함을 역설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내 안에서만 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멈추고 하나님이 만드신 모든 주변의 자연을 돌아보면 그곳엔 창조주의 섭리와 이치와 인생의 길이 있다. 그리고 그 원리의 삶이 복음이라는 예수 그리스도에 의하여 눈으로 보이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믿음 안에 우리의 인생의 답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을 찾게 된다. 우리의 두 발은 지금 우리의 인생을 오늘을 밟고 있지만, 우리의 눈은 더 넓은 미래의 꿈의 지경을 바라보며 오늘도 그 꿈들을 향해 걸어가는 것이다. 이 꿈꾸는 길에 이 더운 날 책 한 권 옆에 끼고 그 책 속에서 우리 모두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목도되는 걸음들이 되시길 축원해 본다.
조상훈 만방샘 목장교회 목사·수지지부 FIM이슬람선교학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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