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묘적사서 발굴된 고려청자·분청 등 45점… 도내 고려시대 유물 조명 기회 열렸다

문화재청 “조선 전기까지 역사 알 수 있어 큰 의미”

남양주시 묘적사 대웅전 앞 1구역 문화재 출토 현장. 불교문화재연구소 제공
남양주시 묘적사 대웅전 앞 1구역 문화재 출토 현장. 불교문화재연구소 제공

남양주에서 고려청자, 분청 등이 대거 발굴되면서 그 동안 경기도내에서 희귀했던 고려시대 유물을 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됐다.

남양주 소재 묘적사(남양주 와부읍 월문리 222)에서 출토된 이번 유물은 고려 중기 물건으로 추정되며 암키와(지붕의 고랑이 되도록 젖혀 놓은 기와)의 격자ㆍ선문ㆍ어골 부위, 숫키와(목조건축의 지붕을 덮는 반원통형의 기와)의 선문ㆍ중호 부위, 청자, 분청, 토기, 청자, 백자 등 41종류 45점으로 구성됐다. 고려 중기부터 조선 전기까지의 묘적사의 역사를 알 수 있음은 물론 지금까지 흔하지 않았던 도내 고려시대 유물이 재조명돼 가치가 높다는 평이다.

출토 작업은 지난 2015년 말 묘적사 대웅전 앞 팔각다층석탑(남양주 와부읍 월문리 349)의 보수와 원래 탑 자리를 찾을 필요성이 제기돼 ‘경기도 문화재위원회 제2차 유형분과 심의결과’에 따라 시굴조사 계획이 마련됐다. 이후 문화재청의 심의를 마친 후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조사 의뢰를 맡으며 지난 2016년 6월20일부터 탑을 해체하기 시작했다. 작업은 석탑 일원 2천305㎡을 3개 구역 14개 트렌치로 나눠 진행됐다. 트렌치는 조사지역의 지형과 현황에 맞게 너비 1~2m, 길이 10m 내외로 구성됐다.

▲ 토기구연부
▲ 토기구연부

그 해 12월 26일까지 진행된 해체 과정에서 고려 중기 물건으로 추정되는 유물 41종류 45점이 출토됐다. 대웅전 앞인 1구역에서 19종류 19점, 대웅전 동쪽 구릉지인 3구역에서 총 22종류 26점이 확인됐다.

연구소는 유물 발굴 후 약 2년 간 세척, 복원, 탁본 작업을 비롯해 선별 회의와 두 차례의 학술회의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를 토대로 남양주시는 연초 소유권 주장 공고 결과서를 약 90일 간 공포했다. 이에 묘적사는 해당 유품을 사찰에서 소유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고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서 출토 근거와 사찰의 이전 역사 등을 고려해 심의를 거쳐 묘적사에서 지난 19일부터 소유하도록 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탑 해체 및 보수 과정에서 고려 중기부터 조선 전기까지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유물이 대량으로 출토 돼 의미가 깊다”며 “지금까지 남한에서는 조선시대 유물 위주로 출토되고 있었는데 향후 묘적사 일원의 조사가 체계적으로 이어진다면 더 많은 고려시대 유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청동편
▲ 청동편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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