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육상연맹 윤종기 지도자, 은퇴 후에도 꿈나무 키우는 ‘영원한 스승님’

유망주·장애인 선수들에 재능기부
35년 지도자 경험 ‘기초 훈련’ 강화
道장애인체전서 부천시 활약 이끌어

▲ 윤종기씨3

“꿈나무들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하고 행복할 따름입니다. 육상 발전을 위해 몸이 허락하는 한 지도를 하고싶습니다.”

1978년 부천 소명여고를 시작으로 부천 계남고, 고양 신일중, 수원 천일초 등을 거쳐 2013년 의정부 호원고에서 은퇴하기까지 육상 지도자로 35년간 활약한 윤종기씨(62)는 현재 부천에서 지역 내 유망주와 장애인 선수들에게 부천시체육회 도움으로 재능기부를 하며 인생 2막을 열어가고 있다.

2014년 지도자 생활을 마치고 부인과 함께 인천 강화에 마련한 전원주택에서 텃밭을 일구던 그에게 노문선 부천시육상연맹 회장이 “가르침이 필요한 아이들이 부천에 많으니 도와달라”는 요청을 했고, 한 달음에 다시 육상장으로 돌아왔다.

윤씨는 “은퇴 이후 미련없이 육상계를 떠났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아이들이 눈에 밟혔다. 환갑도 되지 않았는데 집에서 쉬면 뭐하나라는 생각에서 육상 발전을 위한 작은 밀알이라도 되자는 생각에서 노 회장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자신이 그동안 지도하며 느꼈던 경험과 외국의 육상 교본을 접목한 단계별 훈련법으로 현역시절 못지않은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윤씨는 “우리나라 육상의 문제점은 단계별로 습득해야 할 기초적인 훈련량이 절대 부족하다는 데 있다. 당장의 성적에 급급한 나머지 기본 훈련은 배제된 채 고급 기술훈련에만 중점을 두고 있어 근간이 흔들린다”며 “조금은 지루하고 힘들겠지만 더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열정적인 지도에 부천시장애인육상연맹도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고, 2017년부터 시각ㆍ지체ㆍ지적장애 등 장애인 10여명을 대상으로 지도에 나서 올해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에서 부천시를 우수한 성적으로 이끌며 지도자상을 수상했다.

윤종기씨는 “입상을 위해 자신의 건강을 해쳐가면서 무리한 훈련을 진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 노력에서 얻는 성취를 통해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면서 “선수들이 당장의 목표에 매몰되기 보다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이광희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