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로 구성된 방일단이 꾸려졌다. 여야를 초월해 모인 10명의 의원으로 구성됐다. 단장은 무소속 서청원(화성갑)의원이다. 현재 한일의회외교포럼 회장을 맡고 있다. 31일부터 1박2일 간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다. 방문에 앞서 외교부와 국회 국제국으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았다. 방일단은 일본에서 자민당 누카가 후쿠시로 의원과 오찬 간담회를 갖는다. 후쿠시로 의원은 일한의원연맹회장이다.
지금 한일 관계는 치킨 게임이다. 먼저 핸들을 꺾는 쪽이 진다는 기세다. 대화 제의가 곧 패배인 것처럼 인식하고 있다. 충돌의 시작이 일본이었음은 명백하다. 정당성 없는 수출 규제로 불을 질렀다.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배제로 도발 수위를 높일 기세다. 그렇다고 우리도 잘한 게 없다. 극일ㆍ항일 선동만 판쳤다. 정부 책임자가 ‘죽창가’를 선창하며 그 전면에 있다. 야당 논리는 정부 책임만 강조하느라 타당성을 잃었다.
얼마 전 조국 전 민정수석이 ‘서희의 담판’을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일본을 상대로 담판을 이뤄낼 것이라는 장담이다. 그런데 실제에선 안 보인다. 일본과 담판을 시도했다는 어떤 정보도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는 담판 대신 투쟁의 구호만 넘실거리고 있다. 누군가 ‘안융진’(평안북도 청천강 연안에 쌓은 성)으로 가야 담판이 이뤄질 것 아닌가. 그래야, 강동 6주를 얻든 말든 할 것 아닌가. 대화 외교의 실종이다.
이런 때 나온 국회 방일단이다. 후쿠시로 의원 이외에도 여러 정치인을 만난다.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 입헌민주당 후쿠야마 테츠로 간사장과의 면담이 확정됐다. 자민당과의 접촉이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국회 관계자가 “일본 자민당 2인자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의 면담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면담까지 더해지면 훨씬 중량감 있는 일정이 될 듯하다.
이번 방일단을 우리가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중심에 경기도가 있다. 10명 가운데 5명이 경기도 출신 의원이다. 서 단장과 민주당 원혜영(부천 오정)ㆍ김진표(수원 무)의원, 한국당 원유철(평택 갑)ㆍ윤상현(인천 미추홀을)의원이 있다. 평가할 일은 또 있다. 양국 관계를 감안 할 때 쉽지 않았을 방일단 조율이다. 그 작업 중심에도 경기도 의원의 역할이 있었다고 알려진다. 대단히 중요하게 평가받아야 할 일이다.
안에서 싸우는 건 쉽다. 밖에서 싸우는 게 어렵다. 한국에서 싸우고 선동하는 건 쉽다. 일본에 가서 싸우고 설득하는 게 어렵다. 그 모처럼의 시도를 한국 국회가 하려고 나섰다. 기대해 본다. 그 중심에 경기도 출신의 정치인들이 있다. 경기도민만의 특별한 기대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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