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세요.”
지난 24일 오후 2시께 인천 중구 신포동 신한은행.
전화 통화를 하며 은행에 들어선 60대 여성 A씨는 창구 직원이 건넨 인출종이에 도와달라는 글을 적었다.
사정은 이랬다. 자신을 금융감독원 직원이라고 소개한 서팀장은 A씨에게 ‘계좌가 부정계좌로 등록돼 금감원에서 관리해야 하니 계좌에 있는 2천200만원을 전부 인출하라’고 했다.
놀란 A씨는 급히 신포동 신한은행으로 향했다.
서팀장이라는 사람이 시키는대로 하려던 A씨는 통화 도중 뭔가 이상하다는 점을 눈치챘고, 은행직원 B씨에게 말을 걸려는 순간 “끊지 말라”고 대화를 막는 서팀장의 행동에 보이스피싱이란 점을 눈치했다.
A씨의 도움 요청을 받은 B씨는 오후 2시27분께 침착하게 경찰에 연락했고, 신고를 받은 하인천지구대와 중부경찰서 보이스피싱 전담팀 등 6명이 은행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A씨를 만나 휴대전화 통화음을 들을 수 있도록 스피커폰을 켜게 한 후 대화를 계속하도록 유도했다.
서팀장이란 인물이 경찰 출동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종이에 글씨를 써 A씨와 소통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은 이모씨(24)는 A씨에게 돈을 건네 받기 위해 오후 3시58분께 은행 앞에 나타났고 잠복한 경찰들에게 붙잡혔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A씨 건을 포함 총 6건의 돈 전달을 담당했다고 자백했고, 피해 금액은 약 1억원에 달한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 피싱 조직은 따로 있고 이씨는 수송책으로서 건당 30~40만원 수고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외에 서버가 있는 것으로 추정돼 수사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재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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