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처럼 번지는 ‘노노재팬’… 장기화 조짐

이달 日여행 취소율 80% 넘고
맥주·패션 브랜드·화장품 등
종류 안 가리고 다방면 확산
소상공인 매출감소에도 가세

일본이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1일 수원시 영통구 단체협의회 관계자들이 구청에 모여 일본정부의 부당한 경제보복 규탄 및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대회에 동참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일본이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1일 수원시 영통구 단체협의회 관계자들이 구청에 모여 일본정부의 부당한 경제보복 규탄 및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대회에 동참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불매운동 대상이 유통과 여행 등 업계를 가리지 않고 다방면으로 확산하는데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들까지 가세하는 분위기다.

1일 도내 여행사인 B투어에 따르면 이달 예정된 일본 여행 취소율이 80%를 넘어섰다. 개인 여행 취소는 물론 당초 이달 초 잡혔던 지자체 공무원의 일본 연수와 단체 관광 등이 전면 취소되거나 동남아 국가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여행 보이콧’ 확산 여파로 국내여행과 중국ㆍ동남아 예약률은 증가했다.

B투어 관계자는 “8월과 9월 예정된 일본 여행을 취소하고, 중국과 동남아 여행 추천을 요청하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타격을 최소화하고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여행 패키지를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 여행객 감소 추세는 항공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의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6∼30일 보름간 인천공항을 이용해 일본여행을 다녀온 승객은 총 46만 7천249명으로, 전월 같은 기간(6월16∼30일ㆍ53만 9천660명)과 비교해 13.4%인 7만 2천411명 감소했다.

유통업계에선 불매운동 대상 제품이 맥주는 물론 패션브랜드, 화장품 등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1∼29일 일본 맥주 매출은 편의점 CU에서 전년 동기보다 49%, GS25에서 40.1%나 빠졌다. 국내 한 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1∼30일 백화점 매장에 입점한 유니클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하락했고, SK-Ⅱ와 시세이 등 화장품 브랜드는 20%, 꼼데가르송과 이세이미야케 등 일본 패션 브랜드는 10%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

1일 수원 소재 한 볼링장의 자판기에 음료 판매를 중단하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홍완식기자
1일 수원 소재 한 볼링장의 자판기에 음료 판매를 중단하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홍완식기자

불매 운동 바람은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수원의 한 볼링장은 일본산 볼링용품 판매를 중단했다. 또 일본 기업이라는 ‘국적 논란’에 휘말린 음료 업체의 자판기 판매도 중단했다. 시내 곳곳에는 일본 맥주와 과자 등 일본 제품 불매 안내문을 내건 소형 상점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증 샷을 남기면서 불매운동이 한 달 가까이 지속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언론에서도 이번 불매운동을 ‘오래가지 못했던 과거의 사례와 달리 이례적으로 장기화 양상을 띠고 있다’고 진단하는 등 한국 내 불매운동 장기화 움직임을 조명하는 보도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한편, 수원시는 일본제품 불매, 일본여행 보이콧을 실천하는 ‘신(新)물산장려운동’에 나선다고 1일 밝혔다. 특히 시 산하 모든 부서에서 사용 중인 일본 제품을 전수 조사하고, 국산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신물산장려운동은 일본정부가 경제 보복 조치를 철회할 때까지 지속한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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