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 조치 인천지역 제조업 불안감 확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수출절차 우대국 명단) 조치를 앞두고 인천지역 제조업계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지역 제조업체 상당수가 대기업 협력사라는 점에서 수출 규제로 인한 직접 피해보다 대기업의 생산량 감소에 따른 간접 피해를 우려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5일 자동차 부품 업체 성창기업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업체는 자동차 엔진에 들어가는 흡입 밸브를 현대·기아차 등에 공급하고 있다.

대기업 계열사 H사가 흡입 밸브에 쓰이는 소재를 일본에서 수입하면 성창기업이 생산하는 구조다.

성창기업 관계자는 “당장 직접적인 피해가 있다고 볼 순 없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로 완성자동차 업체의 생산량이 줄면 자연스럽게 우리(밴드사)에게도 매출 타격이 올까 불안하다”고 했다.

이어 “밴드사의 매출은 대기업이 좌우하는데, 최악의 경우 생산량이 줄어 인력 조정까지 들어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에 휴대전화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캠시스도 일본의 수출 규제에 간접적인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캠시스는 일본에서 직수입하는 소재가 없지만, 이번 수출 규제로 대기업의 생산량이 줄어들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캠시스 관계자는 “국내 업체에 소재를 받아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수출 규제 조치와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며 “다만, 거래사인 대기업이 영향을 받는다면 간접적인 피해가 있을 수 있어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과 업체별 상황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곳도 있지만, 지역 제조업체의 불안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지역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전기전자 등 관련 제조업체 상당수가 대기업 협력업체라는 점에서 간접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 때문이다.

인천상의 관계자는 “현재까지 현황을 보면 수출 규제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지만, 탄소섬유 등 수출 규제로 자동차·전자 등 주력산업의 위축을 초래해 협력업체의 피해가 있을 수 있다”며 “관련 수출입 업체 외에 연관성이 적은 지역 업체까지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설명회와 상담창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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