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의 한 종이상자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관 2명 등 1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한 명이라도 더 구하겠다며 지하층으로 뛰어들어갔던 40대 소방관이 숨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6일 오후 1시14분께 안성시 양성면 석화리에 있는 종이상자 및 용기 제조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지하 1층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석원호 소방장(45)이 순직했다. 석 소방장은 지난 2004년 3월 소방에 입문한 15년차 베테랑으로, 화재 현장에서는 언제나 솔선수범했던 모범소방관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현장에서도 가장 먼저 투입된 뒤 지하층에 공장 직원들이 남았을 수도 있다고 판단, 망설임 없이 구조에 나섰다가 예기치 못한 폭발로 인해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온몸에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사인은 두개골 파열 등으로 전해졌다. 슬하에 10대 자녀 2명을 둔 석 소방장은 부친(72)을 모시고 살며 성실하게 살아가던 가장이어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석 소방장뿐 아니라 B 소방위(58)도 얼굴과 팔 등 등에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공장 직원 C씨(50) 등 7명은 공장 내부에서 발생한 폭발 파편에 가슴과 다리, 팔 등을 다치고 유독가스를 흡입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와 함께 화재현장을 주행 중이던 SUV 운전자 D씨(46)와 또 다른 운전자 E씨(53)는 공장에서 폭발음과 함께 날아온 파편에 차량이 충격 당하면서 호흡곤란을 일으켜 병원으로 긴급후송됐다.
이날 화재는 공장 지하에서 원인 모를 폭발이 일어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1시간 26분 만에 대응 1단계를 해제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진압작업을 마치는 대로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휴가 중이던 이재명 도지사는 복귀해 안성으로 이동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현장을 점검한 이 지사는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 마련된 A 소방관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안성=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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