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자유 우파가 셋으로 나뉘어 싸워선 안 된다”며 보수통합 추진에 나설 뜻을 밝혔다. 아마 유승민·안철수·손학규 그룹과 민주평화당에서 탈당한 유성엽 의원 등을 염두에 두고 한 말로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쉽지 않고 정말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왜냐하면 친박·비박으로 나뉘어 서로 비난하기 바쁜 자유한국당 내부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은 국가의 체제를 바꾸려는 문 대통령과 집권여당에 맞서 과연 야권이 얼마만큼 선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지난 대선 후에 보수진영은 혁신 후 통합이란 시대적 과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이제 통합을 통한 혁신에 나서야 하는 데,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결국 4당이 공존하는 형태로 선거에 임할 것 같다. 여론 전문가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실정으로 인해 선호하는 정당이 없는 스윙 보트(부동층)가 30%에 달한다.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이 과거 안철수의 ‘국민의 당’처럼 캐스팅 보트를 쥐기 위해 제3지대의 새로운 당을 만들려 하나 그 결과는 미지수다. 선거는 프레임과 인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데 국민들은 맘 둘 곳이 없다.
문재인 정권은 정부개입주의적 방식으로 나라를 통치했으나 외교·안보는 실패하고 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과 편 가르기는 극에 달해 우리의 앞날은 암담한 지경에 이르렀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대안 세력으로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나라를 제대로 돌리기에는 장애물과 함정이 너무 많다. 모든 조건이 불리한데도 집권여당의 실정으로 인한 자멸에만 기대하는 것처럼 보인다. 감동을 주는 정치는 고사하고 비호감에다 꼴불견이다. 현 정권에 대응하기에는 족탈불급(足脫不及)이다.
내년 4·15 총선의 시대정신은 안보와 외교, 경제를 제대로 지켜낼 수 있는 리더십이다. 미국과 북한, 일본에 뒤통수를 맞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직시한다면 내년의 총선은 총체적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의 명운을 좌우하는 결정적 변곡점이다. 국가 패망과 쇠퇴는 지도자의 시대착오적 정책에 가장 큰 원인이 있음을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집권 대안세력으로서 자임한다면 통상적 사고와 상투적인 전략으로는 어림도 없다. 내년에 집권여당이 과반수를 넘게 되면 정의당 등과 연대해 개헌에 착수할 것이고 헌법에서 ‘자유’가 사라지면 국가 정체성이 어떻게 바뀔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자유는 민주주의의 영혼이고 오늘날 우리 번영의 초석이었다. 자유한국당 뿐 아니라 새롭게 출발하는 제3지대 의원들도 모든 걸 내려놓고 시작한다는 불퇴전의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 재건축 아닌 다 부수고 새롭게 시작하는 재개발이 필요하다. 기로에 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는 정당의 출현이 이렇게도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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