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시승격 70년 수원, 삼성을 극복하라

이호준 사회부 차장 ho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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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8월15일 수원읍이 수원시로 승격됐다. 인구 5만여 명이 거주하던 작은 농촌도시 수원은 시승격 70년을 맞은 현재, 125만 명의 시민이 살고 있는 전국 최대 기초자치단체로 우뚝 섰다.

시승격 70주년을 맞아 수원시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13일 공식 기념식을 개최했고, 시민 대토론회도 가졌다. 국제 학술 심포지엄도 열였고, 특별 전시회도 개최됐다.

수원시는 이처럼 대외적으로 시승격 70년을 축하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지만, 사실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수원시 세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부진, 내년도 세수 확보에 초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 등 각종 악재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조6천억 원으로 전년대비 55.6% 감소했다. 이에 삼성전자가 수원시에 납부할 내년도 지방소득세가 올해보다 2천억 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시 전체 지방소득세가 5천300억 원 규모다. 이 중 2천억 원이 줄어든다니 비상이 아닐 수 없다. 수원시는 이러한 위기를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으로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행정운영경비와 행사성 경비 축소는 물론 대규모 투자사업을 축소하거나 시기를 조정할 방침이다. 각종 행사를 다 취소한다니 당분간 수원시민들이 웃을 일도 줄어들 것이다.

단 한 개 민간기업의 표정에 따라 시 전체가 흔들리는 것에 대해 시민들은 어떠한 생각을 할까. 제아무리 세계적 기업 삼성이라지만 125만 명의 삶의 질이 한 개 기업 실적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더욱이 우리나라 최대 기초자치단체임을 자부하는 수원시 아닌가.

시승격 70주년을 맞았다. 언제까지 삼성만 바라보며 응원하고 있을 것인가. 수원의 미래를 위해 이제는 삼성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세수창출을 모색해야 할 때다. 영원한 제국은 없다.

이호준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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