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해 역할 끝난 건물에 새로운 문화를”… 개항로 프로젝트 이창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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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하면서 역할이 끝난 공간에 현재를 사는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넣어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최근 인천 중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족에게 ‘명소’로 자리했다. 그 중심에는 아무도 찾지 않던 인천 중구를 사람들의 놀이 공간으로 바꾼 ‘개항로 프로젝트’ 이창길 대표(41)가 있다.

이 대표는 인천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이 대표는 “어느 날 나이를 먹고 다시 중구에 와 봤더니 자주 가던 애관극장도, 지하상가도 다 변해 있었다”며 “인천의 도시가 다 죽어가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개항로 프로젝트 첫 번째 점포는 1960년대 말 개원해 2002년 초까지 있었던 4층 병원 건물을 고쳐 만든 카페다. 2018년 3월 문을 연 카페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로 자리했다. 1년 5개월여가 흐른 지금, 10곳의 다양한 공간이 밥집으로, 갤러리로, 전시공간으로, 통닭집으로 변해 대중의 인기를 끌고 있다.

개항로 프로젝트를 하던 지난 2018년 12월, 이 대표는 중구의 노포(오래된 가게) 12곳을 찾아 직접 인터뷰를 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개항로 이웃사람’ 전시회를 마련했다. 그는 “처음에는 협조를 받기 쉽지 않았지만, 점점 SNS를 보고 젊은 사람들이 오면서 어르신들도 마음을 열어주셨고, 아직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애관극장이 한국 최초의 극장이라는 사실을, 답동성당이 한국 성당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며 “알아야 오고, 와야 다시 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많은 사람이 인천 중구의 매력을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개항로 주변에 점포를 차린 젊은 사람들을 찾아 조명하는 ‘개항로 젊은 사람’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개항로에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주목하는 ‘개항로 사는 사람’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인천 중구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계속해 만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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