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을 읽는 이가 드라마 제목 ‘열여덟의 순간’과 같이 열여덟 살이라면, 갓 학교에 입학해 적응 중인 고1과 입시 스트레스에 고통받는 고3 사이에 끼어있는 고2, 진로 선택에서 많은 방황과 고민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나 또한 열여덟이 하는 흔한 고민에 쌓여 있기 때문에 이 드라마가 와 닿는다.
줄거리를 요약해 보면, 이 드라마는 18살 준우라는 소년(옹성우)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겪는 다사다난한 인생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다. 전 학교에서 있었던 문제로 인해 준우의 학교생활은 힘들어지고, 그 학교를 벗어났지만, 강제전학이라는 꼬리표는 항상 준우를 따라다닌다. 다른 학교로 도망친 준우는 그곳에서 우연히 악연, 인연 그리고 첫사랑을 만나게 된다. 준우는 계속해서 자신에게 일어나는 문제들로 인해 꼬여버린 인생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했지만 새 학교의 친구들과 삶의 의지를 갖고 힘든 학교생활을 서로 보듬어 가며 함께 견뎌낸다.
이 드라마는 학교라는 사회 속의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온갖 질투와 오해, 사랑 그리고 목표와 꿈 속을 헤매는 10대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대부분의 어른이 지나온 순간들, 그 어른들의 기대 속에서 서로가 경쟁하며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그들과는 다르게, 서로 상처를 주고받기도 하면서 인생의 길을 찾는 한다. 용기 있는 젊음을 가진 열여덟의 순간에만 보여지는 감성 드라마다.
이 드라마 속에서 성적, 선생님의 칭찬 등에 대한 질투와 목마름이 강한 마휘영(신승호), 좋은 대학을 위해서라면 잘 보이기 위해 주변을 인식하며 자신을 희생하는 반 친구들,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자존심과 머리를 굽히는 부모님를 보며 가슴 아파하는 유수빈(김향기), 이런 전쟁터 같은 작은 사회에서만 피어나는 애틋한 우정과 사랑 등, 이 모든 게 열여덟, 고등학생들의 공감을 일으킨 것이 아닌가 싶다.
평범했던 현실을 영상으로 비춰보면 평범한 현실이 아니었다는 걸 느껴 충격을 줄 수 있듯이, 평범하다고 생각한 고등학생의 일상을 드라마로 만들어 내니 열여덟의 나도 이 작품 속에 있는 열여덟들 각자의 삶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동시에 사이사이 소소한 부분에서 공감을 할 수 있었다. 학업에 치여 사는 수험생들에게 순간일 수 있지만 힐링을 주고자 하는 드라마인 것 같아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양평고 2 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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