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안상철미술관은 2019 특별기획전 <소요逍遙하는 사물事物>전을 다음달 31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오브제에 기반을 두고 작업하는 도내 중견 작가 5인의 작품 10여 점과 함께한다. 전시명에 있는 사물은 오브제의 우리말 번역어로 ‘소요하는 사물’은 예술과는 전혀 무관한 주변 자연 사물이 작가와 조우해 예술로 변모하며 전시장 안을 돌아다님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 영감을 준 작품은 고(故) 안상철 작가가 고목과 돌을 오브제로 사용한 <영(靈)>시리즈다. 이는 1970년대 중반 한국화분야에 난데없이 등장한 입체적인 오브제 작품으로 미술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미술관은 안 작가의 오브제 작품과 맥이 닿도록 자연을 화두로 하는 작가 김해심, 안치홍, 연기백, 차기율을 선정해 이번 전시에 나선다.
나뭇잎을 사용하는 김해심 작가는 모든 자연과 동식물의 기본요소를 나뭇잎으로 여긴다. 김 작가는 사람의 간도 콩팥도 엽이라고 하듯 자연의 기본단위는 나뭇잎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앙상하게 마른 나뭇가지를 사용하는 안치홍 작가는 마른 가지들이 생명을 몸부림하며 자연의 순환고리를 이어가는 장면을 표현한다. 점이 선이 되고 선이 형을 이루며 덩어리가 만들어지면서 하나의 생명체로 변하게 된다.
연기백 작가는 일상에서 주변으로 밀려나는 것들과 대면하고 대화한다. 대상의 결을 따라 거슬러 가다보면 새로운 이야기들이 드러나고,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얻게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차기율 작가는 항상 돌의 혼을 생각하는 콘셉트로 접근한다. 선사시대부터 긴 여정의 과정 중 우연히 조우하게 된 돌에는 연민의 마음이 존재했을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마지막으로 안 작가는 한국화에 뿌리를 둔 태생 때문인지 오랜 세월 풍화된 괴목과 바위 조각을 부착시키고 이끼 느낌의 색으로 채색하면서 고대부터 이어온 순수한 동양정신의 고매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미술관 관계자는 “단순 전시 외에도 참여 작가들의 강연 등이 기획돼 오브제의 정의와 그 가치를 다시 한번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매주 화~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며 입장료는 성인 기준 5천원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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