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에 태풍까지… 추석 앞둔 과수농가 ‘초비상’

강풍·비 동반 태풍 ‘링링’ 수도권 강타 예보 속 낙과 피해 우려
이번주 완료 목표 농가마다 일손 두배 늘려 늦은밤까지 수확 총력

3일 추석을 앞두고 이천시 대월면 형제농원 선별장에서 관계자들이 첫 수확한 사과를 포장하고 있다. 농장주 박용한씨는 “추석 성수기인데 가을장마와 태풍이 잇따라 온다고 해, 자칫 과일이 망가질까 염려돼 수확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김시범기자
3일 추석을 앞두고 이천시 대월면 형제농원 선별장에서 관계자들이 첫 수확한 사과를 포장하고 있다. 농장주 박용한씨는 “추석 성수기인데 가을장마와 태풍이 잇따라 온다고 해, 자칫 과일이 망가질까 염려돼 수확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김시범기자

“즐거운 한가위를 태풍 때문에 망칠 순 없죠. 조금 힘들더라도 이번 주 안에 과일 수확을 모두 마무리할 생각입니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한 채 수도권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추석을 앞둔 경기지역 과수농가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태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사과나 배를 키우는 과수농가들은 예상보다 일찍 수확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3일 찾은 이천의 형제농원. 이날 형제농원에서는 사과 수확 작업이 한창 이뤄지고 있었다. 추석에 맞춰 출하하려고 준비한 700여 그루의 사과를 태풍이 오기 전인 5일까지 모두 수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확 현장에서는 8명의 직원이 구슬땀을 흘려가며 사과를 따고 있었으며, 곳곳에는 방금 막 딴 사과가 가득 담긴 상자가 수십 개씩 쌓여 있었다.

형제농원 박용환 대표(전 경기도사과연구회장)는 “원래 10일까지 사과를 수확하려 했지만,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투입 인력을 4명에서 8명으로 2배 늘리고 늦은 밤까지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고단하지만 1년 내내 자식 같이 키운 사과를 버릴 수 없다는 심정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평택에서 600여 그루의 배를 키우는 이화농원에서도 수확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농장 역시 애초 10일까지 배를 수확할 예정이었지만, 태풍 소식이 전해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평소 이른 오후면 끝났을 작업도 밤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화농원 이상근 대표는 “평소 같으면 하루는 수확하고 하루는 포장하는 식으로 작업해왔지만, 지금은 낮에는 수확하고 밤에는 포장하는 형태로 운영 중”이라며 “목요일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10명의 직원이 밤잠을 설쳐가면서 수확ㆍ포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태풍 ‘링링’은 대만해상에서 점차 세력을 키우면서 한반도 방향으로 북상 중이다. 금요일인 6일 오후 3시께 제주도 서귀포 서남서쪽 약 190㎞ 해상을 거쳐 토요일인 7일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6일 오전부터 7일 오후까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링링이 우리나라에 접근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 많은 비와 강한 바람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사전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태희기자ㆍ원광재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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