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문제를 둘러싸고 강 대 강 대치를 이어온 여야가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정기국회 일정에 돌입한다. 하지만 ‘조국 후폭풍’에 따른 정치권의 교착상태가 여전해 정기국회 순항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17일부터 사흘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청취한다. 또 다음 주인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는 정치, 외교·통일안보, 경제, 교육·사회·문화 순으로 대정부질문을 진행한다. 이어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정기국회의 꽃’인 국정감사가 실시된다. 다음 달 22일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513조 원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예산 정국이 펼쳐진다.
다만 조 장관 임명을 놓고 여야 대립이 격화하면서 정기국회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대정부질문의 경우 분야별 날짜만 확정한 상태로, 각 당 질문자 수와 질문 시간 등 세부사항은 합의되지 않았다. 예산안 및 주요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 역시 확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정기국회 세부 일정에 대한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제1·2야당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조 장관 해임건의안 및 조 장관 의혹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 및 특검을 관철한다는 방침이어서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7일에는 민주당 이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다. 이 원내대표는 조국 후폭풍 속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주요 키워드로 ‘사법개혁·검찰개혁’을 꺼내는 한편 정기국회에서의 민생법안 처리 필요성을 역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18일에 출격하는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조 장관 임명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가 ‘위헌적 국정 운영’을 하고 있다며 강공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경제와 외교·안보 등 여러 분야에 대한 공세도 이뤄질 전망이다. 마지막 주자인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오는 19일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강조하며 조 장관 임명의 문제점 등을 따질 예정이다.
대정부질문 역시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여야가 처음 국무위원 자격으로 국회를 찾는 조 장관을 둘러싸고 화력전을 벌이면서 대정부질문이 ‘조국 청문회 2라운드’로 흘러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조 장관 의혹 관련 수사 상황에서 발생한 피의사실 공표 문제 등을 거론하며 사법개혁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한국당은 조 장관 임명의 부적격성을 지적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바른미래당도 조 장관 임명 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대정부질문 주요 아젠다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야당이 조 장관을 국무위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의도적인 무시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송우일·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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