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금리 다시 하락 추세에 추가 손실 우려
우리은행,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만기도 돌아온다. DLF의 기초자산인 해외금리가 반등 후 재하락세여서 투자자의 손실 규모가 또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은행업계에 의하면 하나은행이 판매한 DLF가 25일을 시작으로 만기가 도래한다. 올해까지 만기를 맞는 DLF 상품은 ‘메리츠 금리연계 AC형 리자드’로, 지난해 9∼12월에 463억 원어치가 판매됐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DLF는 미국 이자율스와프(CMS) 5년물 금리와 영국 CMS 7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펀드 설정 당시 양 금리를 기초 가격으로 해서 만기 시 두 금리 중 어느 하나가 기초가격의 일정 수준(배리어) 이하로 떨어지면 손실이 나는 구조다. 배리어는 60%, 55%, 50% 등 세 종류다.
25일에 만기가 오는 DLF는 배리어가 60%이고, 현재 잔액은 10억 원이다. 이 상품의 만기 수익률 산정 기준이 되는 20일 미국 CMS 5년물 금리(1.586%)와 영국 CMS 7년물 금리(0.776%)를 적용하면 손실률은 쿠폰금리를 포함해 46.4%가 된다. 기초자산이 되는 두 금리가 이달 들어 반등하면서 손실이 감소했다. 두 금리가 연중 최저 수준에 하락했을 때 손실률은 70%에 이르렀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DLF가 만기가 오면서 돈을 잃은 투자자의 반발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 사례를 보면 피해자 일부는 “미국과 영국이 망하지 않는 한 절대 안전하다”는 은행 직원을 말을 믿었기 때문에 가입했다며 원금 손실이 100%까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면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럽의 시장금리 추이는 하락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 재개에 대한 신중론이 나오고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최근 금리가 반등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유로존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1.0%로 예상했다. 5월 전망치(1.4%)에서 4개월 만에 0.4%P 나 하향 조정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 상승은 오버슈팅(일시적 폭등)이라고 본다”라면서 “지금 수준에서 하향 안정화할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의 기초자산이 되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이달 16일 -0.511%까지 올랐다가 19일에 -0.527%로 하락했다. 24일 만기인 DLF의 손실률이 63.2%로, 19일 만기 상품의 손실률(-60.1%)보다 더 확대됐다.
OECD는 독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5월 발표 때 1.2%에서 이번에 0.6%로 줄였다. 박민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독일 3분기 GDP의 전분기 대비 성장률을 -2% 이하로 전망한다”라면서 “독일 경제가 기술적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금리 하락세가 계속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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