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중진 교체론… 인위적 물갈이는 ‘道발전 악영향’ 우려

道 규제개혁·교통난 등 현안 해결엔 중진들 ‘경험·노련함’ 중요
인적쇄신 필요하지만… 모두가 납득할 공정한 경쟁 선행돼야

더불어민주당에서 ‘중진 교체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공천학살로 비칠 수 있는 ‘묻지마식 물갈이’가 경기도 발전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에 가해지고 있는 불필요한 규제를 개혁하고 교통·주거·환경 등 문제를 해결하려면 경기 의원들을 하나로 결집할 수 있는 ‘맏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3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가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의사를 확인하고 여권 인사 중 불출마자가 속속 등장하면서 물갈이론이 확산, 당내가 술렁이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최근 워크숍 모두발언에서 “요즘 언론에 보도되는 이상한 뉴스가 있는데 흔들리지 말라. 아주 민주적으로, 객관적으로 총선까지 당을 잘 운영하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언급했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는 좀처럼 진화되지 않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선거 때마다 ‘호남 물갈이론’을 꺼내 들었지만 호남권에 현역 의원이 거의 없는 상황(28석 중 5석)이어서 다선 의원이 많은 경기도가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3선 이상 중진 의원 38명 중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의원은 14명(문희상 국회의장 포함)이다. 당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셈이다.

경기도 정치권에서는 분위기에 휩쓸려 인위적인 중진 물갈이를 진행할 경우 지역 발전에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31개 시·군 간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에서 당장 과도한 수도권 규제 완화와 교통·주거 인프라 확장, 미세먼지 저감 등 환경 문제 해결, 실질적 일자리 확대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의 입법 노력과 관련 부처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조속한 사업 추진 및 국비 지원 등을 요청해야 하는데 중진 의원과 초선 의원의 말은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실제 중진 의원들은 주요 현안과 민주당의 위기 국면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지난해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이후 당내 갈등이 불거지자 민주당 경기 의원 중 최다선(6선)이었던 문희상 의원(의정부갑)은 오찬 자리를 마련해 단단한 결집을 이뤄냈다.

4선인 김진표 의원(수원무)도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소재·부품 산업에 대한 타격이 예상되자 당과 도내 반도체 사업장 입지 지자체장 간담회를 주선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더욱이 뚜렷한 비전 없는 물갈이로 인해 당내 분열이 발생할 경우 오히려 선거 결과에도 부정적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경쟁을 통한 물갈이가 필요하다.

한 도내 재선 의원은 “초선 의원이 많다는 것은 당의 활력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만 경기도의 현안을 하루빨리 풀기 위해서는 중진 의원들의 경험과 노련함이 중요하다”며 “총선을 앞두고 인적 쇄신이 필요하지만 인위적인 물갈이를 통해 단순히 초선 의원 수를 늘리는 것은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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