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 소리 나면서 순식간에 암흑… 수건으로 문틈 막고 버텨”

49명 사상 ‘김포요양병원 화재’ 긴박했던 현장
사고 발생 10여분 후 소방관들 도착… 환자·의료진 ‘안도의 눈물’
환자 치료·이송 전쟁터 방불… 부상자 12개 병원 분산 집중 치료

24일 오후 2명이 숨지고 47명이 부상당한 김포시 풍무동 소재 김포요양병원 화재현장에서 경찰·소방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조주현기자
24일 오후 2명이 숨지고 47명이 부상당한 김포시 풍무동 소재 김포요양병원 화재현장에서 경찰·소방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조주현기자

“검은 연기가 복도에 가득 차 한치 앞도 안 보였어요”

24일 화재가 난 김포시 풍무동의 요양병원 요양간호사 A씨는 얼굴에 검은 그을음을 잔뜩 묻힌채 화재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A씨는 “펑하는 소리가 나면서 순간 전기가 나갔고 이후 병원 안이 암흑상태가 됐다”며 “일부 병동에선 불이 났다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검은 연기가 복도를 가득 메워 문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면서 “문을 닫은채 소방관들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른 직원 B씨는 “검은 연기가 문 틈사이로 들어와 주변에 있던 수건 등을 이용해 문틈을 막으면서 버텼다”며 “10여 분 후 소방관들이 들어와 하늘이 도왔다는 마음에 눈물이 났다”고 했다.

병원 주변은 불을 끄는 소방차와 환자들을 나르기 위해 구급차 등이 줄지어 서있어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소방대원들이 병원 내 노인들을 이송하면서 주차장은 환자들로 가득찼다. 김포시 직원과 구조대원들은 주차장에 있는 환자들의 상태를 살피며, 응급 환자들을 먼저 구조대 차량에 보냈다.

불길을 피해 구조된 일부 환자들은 심한 기침과 함께 구토 증상을 보이며 고통을 호소했다.

같은 날 김포요양병원 환자들이 긴급이송된 또다른 병원 등에서는 추가적인 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요양병원 화재로 인해 발생한 47명의 부상자들은 김포시에 있는 김포우리병원과 뉴고려병원을 비롯해 고양, 부천, 인천지역 병원 등 모두 11개 병원에서 분산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총 15명의 환자와 28명의 김포요양병원 관계자들을 받아 치료한 김포시 내 김포우리병원에서는 몰려든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의료진들은 실려온 응급환자 11명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치료와 함께 각종 검사를 진행했다. 또 어지러움증과 두통을 호소한 병원 관계자 등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검진이 이뤄졌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 치료 중인 환자분들 중에서 상태가 심한 분도 있어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하다”며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살피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화재로 연기에 질식돼 숨진 80대 노인은 뉴고려병원에 안치됐지만 유족이 늦게까지 나타나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90대 노인은 고양시 명지병원에 안치됐다.

양형찬ㆍ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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