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초비상’] 적막… 막막… 인천축산물시장

도축장 사실상 개점 휴업 돼지고기 가격 ‘천정부지’

25일 오후 인천 서구 가좌동 한 도축장에 적막함이 감돌고 있다. 조주현기자
25일 오후 인천 서구 가좌동 한 도축장에 적막함이 감돌고 있다. 조주현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터진 뒤 도축장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입니다.”

25일 오전 11시께 인천 서구 가좌동 인천축산물시장.

정육점이 늘어선 시장부터 도축장까지 200m의 축산물 거리에는 적막감만 돌았다.

시장 내 A정육점을 운영하는 문주찬씨(65)는 추석 이후 도축이 이뤄진 날은 손에 꼽는다며 울상을 지었다.

문씨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이후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체감상 가격이 50% 넘게 오른 것 같다”며 “충청도나 전라도에서 고기를 받아와야 하는데 앞으로도 계속 수급이 힘들어질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인천까지 확산하면서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이날 인천축산물시장 등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끝난 16일부터 현재까지 가좌동 도축장에서 돼지고기 도축이 이뤄진 날은 2일에 불과했다.

이곳은 1일 최소 500두에서 최대 1천900두까지 도축이 이뤄졌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하면서 도축장은 작업을 멈춘 상태다.

정부가 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일시이동중지을 명령함에 따라 도축할 돼지고기 수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B정육점 대표 김영주씨(66)는 “오늘도 도축을 못했으며, 그나마 도축을 한 2일도 평소 물량보다 적었다”라며 “비축한 물량으로 장사를 하고 있지만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돼지고기 도매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측정한 수도권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격(탕박기준·등외 제외·1㎏)은 ASF 발병 이전인 16일 4천288원에서 25일 오후 기준 6천287원으로 46%나 올랐다.

ASF 확진 농장이 수도권에 집중돼 도축장 대부분이 문을 닫으면서 인천 등 수도권 돼지고기 가격은 전국 경매 가격 변동폭(649원·14%)에 비해 컸다.

돼지고기 가격이 요동치면서 다른 축산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한우 도매가격(1㎏)은 16일 1만4천596원에서 24일 1만9천935원으로, 닭고기(10호)도 16일 2천478원에서 2천705원으로 상승했다.

인천축산물시장 도축장 관계자는 “일시이동중지 때문에 도축장 업무가 멈춰 있어 상당히 힘들다”며 “도축장 운영 정상화는커녕 돼지열병 사태가 어디까지 갈지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

안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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