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주택이 감소한 10개 지역 중 7개 지역은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미분양 주택이 감소하면 집값 하락세가 멈추면서 아파트 시장이 개선되는 모양새를 보이지만, 서울과 대전, 대구, 광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미분양 소진이 매매 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29일 KB부동산 리브온이 국토교통부 미분양 주택 자료를 바탕으로 작년 말 대비 미분양 증감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 129개 지자체 중 54곳에서 미분양 주택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미분양 주택이 줄어든 지역 중 75%인 41곳의 올해 아파트값은 마이너스를 기록해 미분양 주택이 일부 해소됐음에도 아파트 매매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17개 시도 기준으로 미분양 주택이 줄어든 지역 중 대전(2.6%)과 광주(0.2%) 두 곳만 오르고 나머지 지역은 하락했다.
시군구 기준으로는 경기도에서 미분양 감소 지역 12곳 중 9곳의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안성(-3.3%), 동두천(-0.9%), 용인(-0.8%) 지역은 미분양 주택이 50가구 이상 줄었지만, 아파트 가격이 하락 그래프를 그렸다. 안성과 용인은 주변지역인 평택과 화성 등 2기 신도시에서 새 아파트 입주가 이어져 물량 압박을 받고 있다.
반면 미분양 주택이 줄어든 지역 중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른 곳은 54곳 중 13곳이다. 이들 지역은 지하철 개통을 앞두거나 교육환경이 우수한 지역으로 분석된다. 경기도는 GTX-B 노선이 지나가는 구리(1.9%), 부천(1.8%), 남양주(0.8%) 3곳에서 미분양 주택들이 팔리고 아파트 가격도 상승했다.
미분양 주택이 늘어난 지역 중 39곳 중 30곳의 아파트값은 하락했다. 7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 2천529가구로 지난해 말 대비 6.2%(3천691가구) 증가했다.
올해 9월 16일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1% 떨어졌다. 지방 경기가 힘든 상황에서 미분양도 늘어나 아파트값 하락을 면치 못했다. 서울(0.6%)과 대전(2.5%), 대구(0.4%), 광주(0.2%) 지역을 제외하고 13개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경기도에서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평택은 아파트 매매가격이 4.8% 하락했다. 이곳에는 지난해 말 대비 미분양이 1천356가구 늘어나 총 2천213가구가 쌓여있다.
이미윤 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차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청약과 대출, 세금 등의 규제가 전방위적으로 이어지지만 풍부한 유동자금과 저금리 영향으로 호재가 있는 곳은 기존 집값도 오르면서 미분양도 감소했다”며 “반면 아파트 입주물량이 집중되거나 지역 산업이 침체된 지방 중심으로 기존 아파트 값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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