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길목 통제하고 곳곳 방역
관광명소 초지진 발길 40% 감소
음식점 등 이중고… 지역경제 휘청
인천 강화군의 아프리카돼지 열병(ASF) 확산으로 관광객에 급감하는 등 지역경제가 무너지고 있다.
29일 인천시와 군 등에 따르면 경기 파주시의 한 돼지농장에서 ASF가 발생한 지난 17일부터 11일간 인천과 경기지역의 농장 9곳에서 ASF 확진 판정이 나왔다. 이 중 5곳은 강화에 있는 농장이다.
ASF 확진 판정 농장의 절반 이상이 몰리면서 강화는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관광 관련 피해가 심각하다. ASF 확진 판정이 나올 때마다 해당 농장을 중심으로 주요 길목마다 통행이 막히고 곳곳에서 소독약이 뿌려지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당장 강화의 대표 관광명소로 꼽히는 초지진은 평소 주말 관광객의 약 40%가 감소했다. 다른 관광명소인 석모도 미네랄 온천, 석모도 수목원, 조양방직, 강화씨사이드리조트 등도 ASF 확산 소식과 함께 방문객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군이 ASF 확산을 방지하려 교동향교 문화재 체험 행사, 미혼남녀 만남, 토요문화마당 등 각종 행사를 취소·연기한 여파도 있다.
이처럼 강화에 관광객이 사라지면서 덩달아 음식점 등 지역상권에도 악영향이 이어지고 있다.
강화의 한 장어구이 음식점 주인은 “주말마다 관광객들로 항상 문전성시를 이뤘는데, 이번 주말은 정말 손가락만 빨았다”며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문을 닫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정말 답답하다”고 했다.
더욱이 제13호 태풍 ‘링링’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ASF 사태까지 터지면서 강화지역 주민들은 그야말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태풍 링링은 기록적인 강풍으로 주택 16동, 어선 4척, 축사 65동, 수산 증·양식시설 35개소, 비닐하우스 13.9㏊ 등 민간시설에 피해를 냈다. 피해금액은 정부 추산으로 약 70억8천만원에 이른다. 이후 행정안전부는 지난 20일 대통령 재가를 받아 강화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군 관계자는 “강화의 한 시장에서는 돼지머리를 올려놓고 고사를 지냈을 정도로 지역주민이 체감하는 피해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며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과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시와 군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승인과 농장주의 동의를 얻어 강화 내 모든 돼지 3만8천마리를 대상으로 예방적 살처분을 하고 있다. 시는 원활한 살처분 추진을 위해 용역업체 인건비 등 관련 예산 90억원에 대한 지원을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또 매몰지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으로 오염원의 외부 유출을 막고 다른 지역으로 ASF가 퍼지지 않도록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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