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0위권 항만인 ‘인천항’, 부두 확보도 못해 결국 인천-제주 여객선 사업 무산 ‘망신’

인천과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 재개가 무산되면서, 관계 당국에 대한 항만업계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30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등에 따르면 인천~제주 항로 운항 여객선 운송 사업자로 선정된 대저건설이 지난 20일 인천해수청에 면허를 반납함에 따라 이 항로 운항 재개가 최종 무산됐다.

인천해수청, 인천항만공사 등 관계 당국이 이른 시일 내에 인천~제주 항로 운항을 할 수 있도록 다른 부두 우선 사용 방안을 협의하거나 운항 시점을 제시하는 등의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인천과 제주를 잇는 여객선이 없어 수도권과 제주 간 물류 운송이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인천~제주 여객선 운항 재개는 지역 하역사들의 기대를 모았다.

복수의 지역 하역사 관계자는 “이번 여객선 운항 재개가 수도권 육상운송비 증가로 고통받는 화주들에게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50위권인 인천항에서 부두 하나 확보하지 못해 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할 때까지 인천해수청과 인천항만공사는 대체 뭘 한거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앞서 대저건설은 신국제여객터미널이 개장하면 제1국제여객터미널 부두를 사용해 2019년부터 취항할 계획으로 조건부 면허를 취득했다.

하지만, 부두 확보를 하지 못해 운항을 위해 미리 마련한 선박 보증금, 용선료 등 200여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

이에 대저건설은 신국제여객부두를 우선 사용해 취항하거나, 그게 어렵다면 정확한 부두 확보 시점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다.

결국, 인천해수청은 10월 중 인천~제주 여객선 운항 사업자 재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그러나 지난번 공모에서 대저건설을 제외한 다른 업체들이 신조선(새로 만든 배) 운항 계획을 밝힌 만큼 이번 공모에서도 같은 제안을 할 경우, 운항 재개까지는 2년 정도 더 걸릴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신국제여객부두 사용은 안전상 문제로 거절한 것”이라며 “최대한 서둘러 10월 중 공모를 시작해 운항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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