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기 쉽지 않은 요즘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학원’에 가야 친구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노는 방법을 모르겠다는 푸념도 들린다. ‘놀 권리’는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1957년)에도 나올 만큼 그 역사가 깊은데, 왜 요즘 아이들은 놀지 못할까.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놀이와 놀이 환경에 대해 생각하고, 대화를 나눠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의 2019 기획 전시 <다 같이 놀자, 동네 세 바퀴>가 1일 개막했다. 놀이와 배움에 투자하는 씨프로그램과 소다미술관이 함께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아이들의 실제 목소리를 100% 반영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3~5학년으로 구성된 ‘어린이자문단’과 함께 요즘 어린이들은 무엇을 하며 노는지, 더 즐겁게 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등을 사전 설문 조사해 생생하게 담았다. 아이와 함께 박물관을 찾은 부모도 즐기고 아이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고심해 전시에 반영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어린이들이 보내는 편지 “엄마, 아빠, 선생님! 우리 같이 놀아요!”가 전시의 시작을 알린다. ‘놀이로 1-1길’에서 시작한 구불구불한 미로를 통과하면 놀이로 3길에 다다른다. 그동안 아이들은 구불구불한 미로를 따라 전시 공간을 탐험하고 친구들과 놀이 장소를 발견하면서 스스로 전시 공간을 관람할 수 있다.
전시장에는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기 좋은 동네는 어떤 동네인지, 엄마 아빠 건축가가 상상해 브릭(brick)으로 만든 뛰어놀기 좋은 동네, 관람객의 주소지 인근 1㎞가 출력되는 지도에 놀이터ㆍ공원 등을 스탬프로 찍어보며 동네 놀이 환경을 자가 진단하는 전시물 등이 마련됐다.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은 브릭(brick) 작품을 감상하는 것뿐만 아니라 ‘함께 뛰어놀기 좋은 동네’의 모습을 협동 작품으로 만들어 볼 수 있다. 관람객이 직접 놀이에 대해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 전시의 특징은 ‘미완성’이다. 놀이를 주제로 한 만큼, 아이들이 전시장에서 직접 놀이를 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야외 공간인 ‘꿈자람터’와 상갈 공원에서 아이들이 직접 신나게 뛰어놀 수 있도록 이동식 전시물 ‘내 손안의 놀이터’와 놀이도감 ‘뭐하고 놀지?-요즘 어린이들이 추천하는 바깥놀이 30-’도 마련했다.
‘놀이’라는 다소 가벼운 주제이지만, 전시가 담은 의미와 고민은 깊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씨프로그램과 업무협약을 통해 씨프로그램의 프로젝트 중 하나인 ‘동네 놀이환경 진단도구 개발연구’ 결과에 기초한 기획전시를 기획, 개발했다.
경기도 어린이박물관 관계자는 “놀이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아이들이 실제 와서 어떻게 노느냐, 또 부모와 어른들이 전시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모여 완성될 것”이라며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행사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8월 30일까지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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