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공간 없어 계단 아래 적치
아이들 호기심 접근땐 사고 위험
관리소 2~3년마다 수거전쟁 치뤄
주민 버려진 양심… 區 실태 조사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가 ‘폐 자전거’ 무덤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일 오전 11시 송도4공구 A 아파트 단지 계단 아래.
수십대의 폐자전거가 한데 엉켜 위태롭게 쌓여 있다.
폐자전거 주위는 음식물 쓰레기통과 사다리, 수레까지 있어 한눈에 보기에도 위험해 보인다.
하지만 주민의 접근을 막는 수단은 ‘위험’이라고 적힌 테이프뿐이다.
특히 자전거 무덤에서 불과 10m 떨어진 곳에는 만 6세 미만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이 있다.
아이들이 호기심에 접근하면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위험이 도사리는 셈이다.
아파트 관리소 관계자는 “자전거를 쌓아놓을 공간을 찾지 못해 계단 아래 뒀다”며 “2~3년마다 1번씩 단지 내 폐자전거를 수거해 1~2개월 모아놓는다”고 말했다.
이어 “바로 처리하면 행여나 주인이 찾아와 배상을 요구할 수 있어 유예기간을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리소는 9월 초 단지 내 폐자전거를 수거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이 폐자전거를 그대로 버려둔 채 이사를 가거나, 폐기물 수거 스티커 5천원이 아까워 그냥 버려두는 경우가 늘면서 매년 반복되는 자전거 무덤을 막지 못하고 있다.
인근 주민 B씨(37)는 “송도 내 자전거도로 122.6㎞, 대형 공원만 3~4곳인데 주민들이 자전거 문화를 향유만 하고 의무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비양심, 관리소의 관리 부실, 연수구의 무관심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비판했다.
송도 내 다른 아파트 사정도 다르지 않다.
B아파트 역시 2~3년에 1번씩 폐자전거를 모은다.
B아파트 관리소 관계자는 “각 단지별로 적은 곳은 수십대, 많은 곳은 수백대의 자전거 무덤이 생긴다”며 “관리소에서 공고를 하고 안내방송을 해도 소용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단지별로 업체를 불러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우선 송도 내 각 아파트단지의 폐자전거 무덤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재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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