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 타고 음식물쓰레기 썩는 냄새
인천터미널·롯데百·로데오거리까지 퍼져
도매시장 이전하는 연말까지 계속될 듯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일대 주민이 악취로 고통받고 있다.
악취의 진원지는 농산물 도매시장으로 매일 ‘악취와의 전쟁’이 치러지고 있지만, 구는 대책마련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3일 밤 11시께 남동구 구월동 일대에 썩은 식자재 악취가 진동했다.
농산물도매시장에서 시작한 악취는 바람을 타고 인천터미널과 롯데백화점, 로데오거리까지 퍼져 온 시내를 뒤덮었다.
주민은 하나같이 코를 막고 인상을 찡그린 채 걸음을 재촉했다.
로데오거리에서 만난 이모씨(29·여)는 “음식물쓰레기 냄새 때문에 숨쉬기도 힘들다”며 “날씨가 선선해 창문을 열어두고 싶어도 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농산물도매시장 바로 건너편에 있는 인천종합버스터미널의 악취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
터미널 내에 사무실이 있는 A고속 버스기사 강모씨(49)는 “1개월에 적어도 20일 정도는 악취가 나는 것 같다”며 “여름철이나 비가 온 후에는 악취 때문에 헛구역질을 하는 기사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6일 구에 따르면 악취가 시작한 곳은 농산물도매시장 안에 있는 폐기물 처리장으로 지속적인 악취 민원이 생기는 곳 중 하나다.
올해 3월부터 시작한 민원은 1년 내내 지속했다.
구는 악취 민원이 접수될 때마다 해당 시설을 방문해 탈취제를 뿌리게 하는 등 조치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폐기물처리장의 특성과 시설이 낙후한 점 등을 고려하면 악취를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농산물도매시장이 오는 12월 인천 남동구 도림동으로 이전할 예정이라, 예산을 들여 악취 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승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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