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잊은 ‘거리의 정치’… 민주주의 경고음

여야, 끝이 안보이는 ‘조국 충돌’
勢대결 양상… 국민 둘로 쪼개
“내년 총선서 심판” 목소리 커져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 ‘여의도 정치’가 실종되고 ‘거리의 정치’가 활개치는 등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

여야가 광장을 무대로 한 세 대결에 집중하는가 하면 제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는 ‘조국 대전’으로 전락, 정치권이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내년 총선을 통해 정치를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국회에 따르면 20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 지난 2일 시작된 가운데 여야가 조 장관 관련 의혹을 놓고 정면충돌, 상임위 곳곳에서 초반부터 파행과 고성이 잇따르는 등 반쪽 국감이 진행되고 있다. 또 지난 3일 서울 광화문에서 조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린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서울 서초동에서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개최되는 등 정국이 들썩이고 있다.

아울러 이번 국감을 겨냥, ‘민생은 사라지고 조국만 남은 국감’이라는 말이 나오는 한편 20대 국회가 임기 마지막까지 국민의 삶을 내팽개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내년 제21대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정책과 인물을 면면히 살펴본 뒤 투표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국회가 정쟁으로 얼룩지면서 민생을 외면한 만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정치인들 스스로 정치문화를 선진화하려는 자정적 노력도 요구된다. 내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여야 모두 유권자들의 불신과 반감을 의식, 경쟁적으로 ‘현역 교체 카드’를 빼들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치문화를 바꾸는 게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역대 총선에서 물갈이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초선 의원 비율은 16대 40.7%, 17대 62.9%, 18대 44.8%, 19대 49.4%, 20대 44.0% 등이었지만 ‘구태 정치’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매번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물은 바뀌었지만 계파 싸움과 이합집산이 반복된 탓에 참신한 목소리들이 묻혔기 때문이다.

결국 ‘정치 선진화’를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투표 행태가 바뀌는 것은 물론 당내·외적으로 갈등과 대립의 구조를 타파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유권자들부터 이념적 대결구도를 뛰어넘어 내년 총선에서 잘못된 정치를 심판해야 한다”며 “정치인들 역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대화하는 정치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국회의원 소환제, 임기제한제 등 제도적인 제재수단을 마련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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